[앵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이기정 할머니의 영결식이 고향인 충남 당진에서 시민장으로 거행됐습니다.
이제, 일본의 위안부 만행을 증언할 생존자가 서른세 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문석 기자입니다.
[기자]
국화꽃에 둘러싸여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고 이기정 할머니.
세탁일을 한다는 꼬임에 속아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동원됐습니다.
꽃다운 나이였던 19살.
성과 인권을 철저히 유린당한 시절을 모질게 견뎠건만 결국, 가해자의 사과를 받지 못한 채 눈을 감았습니다.
[김진숙 / '평화의 소녀상' 기념사업회 공동대표 : 일제에 의한 위안부 만행은 잊을 수도 잊어서도 안 되는 우리의 아픈 역사이며 피해자에게는 씻을 수 없는 아픔의 기억입니다.]
당진시는 시민장으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예우했고, 앞으로 생가를 일제 만행을 알리는 교육의 장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김홍장 / 당진시장 (공동 장의위원장) : 떠나는 길에 그 아픔을, 외롭게 가시지 않게 우리 시민들의 마음을 모아서 정성껏…]
영결식이 끝나고 고인의 유해는 당진터미널 광장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마지막으로 찾았습니다.
[이지혜 / 당진시민 : 아직 사과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저희가 받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해야 하고요.]
이기정 할머니 사망으로 살아계신 위안부 피해자는 33명으로 줄었습니다.
더욱이 이제 거주지 기준으로 충남에는 단 한 분도 남지 않게 됐습니다.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까지 막아가며 위안부 역사를 부정하고 있는데, 그들이 감추려고 하는 진실을 증언할 생존자가 또 한 명 사라졌습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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