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지 시각 일요일이었던 어제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이 테러 공포로 발칵 뒤집혔습니다.
수천 명의 승객이 공포에 질려 달아나고, 항공기 280여 편이 차질을 빚은 뒤에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 솥뚜껑 보고 놀라는 식의 테러 공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겁에 질린 공항 이용객들이 무거운 트렁크를 끌고 필사적으로 달립니다.
걸음을 재촉하는 소리와 일행들을 찾는 고함 소리가 긴박합니다.
반대쪽으로는 경찰차가 황급히 달려갑니다.
공항이 패닉 상태에 빠진 건 현지시각 일요일 밤.
8개의 공항 청사 가운데 5개에서 동시에 총소리가 들리자 대형 테러로 착각한 승객들이 한꺼번에 청사 밖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공항 이용 승객 : 나는 화장실에 있었는데 사람들이 총격범이 오고 있다며 화장실로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사람들은 완전히 두려움에 공황 상태였고, 나는 화장실을 빠져나와 달렸습니다.]
경찰은 즉각 공항을 폐쇄하고 용의자 수색과 CCTV 확인을 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검객 복장의 수상한 남성을 조사했지만 장난감 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총성이 아니라 원인 불명의 단순 굉음으로 결론지어졌습니다.
[데이브 매거드 / LA 공항 경찰대 : 실제로 총격의 증거가 전혀 없다는 걸 확인하고 승객들의 공항 이용을 다시 허용했습니다.]
공항은 2시간 만에 안정을 되찾았지만 27편의 항공기가 다른 공항으로 우회했고, 281편이 지연됐습니다.
지난 14일 3시간 동안 마비됐던 뉴욕 JFK 공항 소동과 흡사합니다.
둘 다 일요일 밤에 일어났고 총소리 오인이 원인이었지만, 두 사건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어느 곳에서나 테러에 대한 공포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어 사소한 자극에도 요동친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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