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부심' 건든 트럼프, 대권 가도 최대 위기 / YTN (Yes! Top News)

2017-11-14 1

[앵커]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승승장구하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선 가도에 최대 위기에 빠졌습니다.

이른바 미국의 자부심을 건드리는 금기를 범했기 때문인데, 자세한 내막을 서봉국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사태의 발단은 지난주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연사로 나선 이라크전 전사자의 부모가 자신을 비판한 것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트럼프는 또 한 번 막말을 내뱉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공화당 대선후보 : 전사자의 어머니가 말을 하지 않은 것은 (복종을 강요하는 이슬람 전통에 따라) 발언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라크전에서 폭탄 테러로 숨진 무슬림계 전쟁 영웅 칸 대위의 부모 중 아버지만 연설하고 어머니는 침묵을 지킨 것을 빗댄 것입니다.

역풍은 거셌습니다.

나라를 위해 혈육마저 희생한 군인가족, 이른바 '골드스타 패밀리'를 건드리는 금기를 범했기 때문입니다.

미 국방부는 전투나 군사 임무 도중 사망한 군인의 가족에게 황금 별 모양의 단추, 골드스타를 배포해 존중을 나타내는데, 트럼프의 막말은 이 같은 미국의 가치를 부정하며 자기 무덤을 판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도 집중포화를 퍼붓는 가운데 지금껏 무슨 말을 해도 괜찮았던 트럼프이지만, 이번만큼은 대권 가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 경선 내내 잇단 막말에도 큰 타격을 입지 않았던 트럼프의 지지율은 지난주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심상치 않은 기세로 떨어졌고, 일부 언론에서는 트럼프의 병역 기피 의혹까지 들추고 있습니다.

[키즈르 칸 / 칸 대위 아버지 : 국군통수권자, 즉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면 더 나은 자질이 필요합니다.]

멕시코 이민자의 성폭행범 비유, 친 러시아 발언, 여성 폄하는 물론 무슬림 비하에 이은 전사자 가족 비난까지.

숱한 막말에도 결국 공화당 대선 티켓을 움켜쥔 트럼프가 특유의 거친 입 탓에 최대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YTN 서봉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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