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 IS가 자살 폭탄테러를 감행해 80명이 숨지고, 2백여 명이 다쳤습니다.
희생자들은 아프간에서 소수파인 시아파에 속해 오랜 세월 차별받아온 하자라족이었는데, 또 한 번 끔찍한 테러의 목표물이 됐습니다.
우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시위대가 행진하던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시내가 한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곳곳에 참혹한 모습의 시신들이 널려 있고, 여기저기서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내달립니다.
시아파 소수민족인 하자라족이 정부의 전력망 설치 계획에서 배제된 데 대해 항의 시위를 벌이던 도중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했습니다.
시위대 수천 명이 모인 한가운데서 두 차례 폭탄이 터져 특히 인명 피해가 컸습니다
[사비라 잔 / 테러 목격자 : 평화 시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폭발음이 들리더니, 사람들이 도망치고 소리를 질렀어요. 많은 사람이 죽고, 피범벅이 된 걸 봤습니다.]
IS는 사건 발생 직후 자신들이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아프간은 전통적으로 탈레반 활동 지역이지만, 최근 들어 IS도 세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아프간에서 자폭 테러와 총격전을 벌여 수십 명을 살해했고, 하자라족 남성들을 납치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탈레반 정권 아래에서 대규모 학살을 겪기도 했던 하자라족은 IS의 공격 위협에까지 시달리면서 정부에 보호 요청도 했지만 허사였습니다.
[다우드 샤다브 / 테러 목격자 : 우리는 평화적으로 정의를 요구하러 나왔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우리가 시위를 하면 죽을 거라고 경고했고, 진짜 우릴 죽였어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번 테러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IS 격퇴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졌습니다.
하지만 수세에 몰린 IS는 세계 곳곳에서 '소프트 타깃'을 겨냥한 테러에 집중하고 있어 추가 테러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YTN 우철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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