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형 유조선은 수심 때문에 항구에 정박하지 못하고 작은 수송선들이 오고 가며 바다 위에서 연료용 기름을 넣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유조선 선원과 짜고 면세유 수백억 원어치를 빼돌려 판 일당이 경찰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이승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남 광양항 앞바다입니다.
연료 수송선이 바다 위에 뜬 바지선 옆에 정박해 선박용 기름을 바쁘게 옮깁니다.
대형 유조선에 넣을 연료를 다 넣지 않고 일부를 미리 만들어 둔 비밀 탱크로 빼돌리는 겁니다.
선박 급유업체 대표 55살 배 모 씨 등 2명은 유조선 선원 등과 짜고 이런 식으로 면세유를 가로챘습니다.
비상시에 대비해 연료를 넉넉하게 넣는 데다 출렁거리는 바다에서 기름양을 재기 때문에 들키지 않았습니다.
[주상은 / 전남지방경찰청 수사2과 해양범죄수사팀 : 탱크 양이 크기 때문에 거기서 생기는 양이 있습니다. 외항선에서도 마찬가지 자기가 운항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유류가 많이 남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2년 동안 이런 식으로 빼돌려진 면세유는 3천만 리터, 시가로 2백억 원어치가 넘습니다.
1ℓ에 백30원에 사 4백∼5백 원씩을 받고 공장이나 하우스 난방용으로 파는 수법으로 모두 90억 원가량을 챙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배 모 씨 / 피의자 : 먹고 살려고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경찰은 석유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배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기름을 빼돌린 선주 53살 오 모 씨 등 2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경찰은 비슷한 수법으로 면세유를 빼돌린 선주와 일당이 더 있는 것을 확인하고 뒤를 쫓고 있습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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