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임 기간 중 5조 원대 회계 부정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고 전 사장을 상대로 직접 회계 자료를 조작하도록 지시했는지 여부 등을 추궁하고 있습니다.
김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하늘색 셔츠에 노타이차림으로 나타난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검찰청사 앞에 섰습니다.
취재진의 이어지는 질문에 짧게 대답한 뒤 서둘러 자리를 피했습니다.
[고재호 / 前 대우조선해양 사장 : (5조 원대 회계사기 혐의 저지른 것 인정하십니까?) 회사의 엄중한 상황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회계자료 조작 지시한 목적이 뭡니까?) 지시한 바 없습니다.]
고 전 사장은 사장으로 재임하던 지난 2012년부터 3년 동안 5조 4천억 원에 달하는 회계 조작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경영목표 달성과 임직원 성과급을 위해 영업이익 목표를 정해놓고 수치를 조작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검찰은 앞선 조사에서 이미 고 전 사장이 회계 사기를 지시했다는 관련자의 진술과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고 전 사장을 상대로 회계사기를 벌인 배경과 경위 등을 추궁했습니다.
이런 회계사기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금융권에 돌아갔습니다.
실적을 믿고 돈을 빌려준 금융권 대출과 회사채, 기업어음을 합한 사기대출 규모는 수십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우조선은 이렇게 부풀린 경영성과를 토대로 2013년과 2014년 2천억 원이 넘는 임직원 성과급 잔치까지 벌였습니다.
검찰은 고 전 사장의 혐의가 뚜렷한 만큼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회계사기 최고 책임자 2명에 대한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됨에 따라 이제 검찰의 수사 칼날은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산업은행과 정관계 로비 쪽에 집중될 전망입니다.
YTN 김승환[k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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