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서민들이 지킨 경비원 일자리

2016-11-02 5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경비원부터 줄이는 아파트가 많습니다.

그런데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경비원을 줄이지 말자고 결정한 서민 아파트가 있습니다.

기초생활 수급자도 섞여사는 임대아파트였는데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가슴 따뜻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부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 경비원을 줄이자는 얘기가 나온 건 지난 추석 연휴였습니다.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는 내년부터 당장 관리비 부담이 늘기 때문입니다.

경비원 8명을 절반으로 감축하는 방안까지 나왔습니다.

"지난 19일부터 나흘 동안 경비원을 줄일 것이냐에 대한 주민투표를 했었는데 투표 결과 주민들은 돈을 더 내더라도 경비원과 함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760세대 가운데 90% 가까운 세대가 반대에 표를 던졌습니다. 벼랑 끝에 몰렸던 경비원들은 투표 결과에 감격합니다.

[권신원 / 경비반장]
"돈을 더 내서라도 같이 이렇게 더 끌고 간다는 게 그런 게 고맙죠 저희한테는"

가슴 따뜻한 결론이 나온 아파트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50세대가 거주하는 전형적인 서민 임대주택. 경비원의 어려운 처지를 충분히 이해하는 주민들입니다.

[조영석 / 아파트 관리소장]
"대부분이 좀 이렇게 서민 넉넉한 이런 층은 아니라고 볼 수 있죠. 왜나면 여기가 국민임대 주택이니까…"

경비원과 동행하는 대가로 주민들이 3천 원 정도 더 관리비를 부담합니다. 공공근로나 폐지 줍는 일을 하는 주민들에겐 크게 느껴지는 액수입니다.

[아파트 주민]
"노인일자리 하면서 박스 주워서 그냥 살아요 자식들한테 손 안 벌리려고 자식들도 다 살기 어려운데…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경비원 감축을 추진하는 일부 도심 아파트 주민들과는 사뭇 다른 결정입니다.

[서창선 / 아파트 주민]
"(다른 데서 경비)아저씨들 자른다는 것 그런 것 좀 그렇고요. 마음이 안 좋고…"

빠듯한 살림에도 왜 경비원과 함께 하기로 했는지 물어봤습니다.

[김을순 / 아파트 주민]
여럿이 모여서 하나 없는 사람 살린다는 옛 속담이 다 있는데 조금씩 더 내는 거 그것 때문에 반을 줄이면 그 사람들 어떡해….

채널A 뉴스 김태영입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영상취재: 박영래
영상편집: 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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