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현장 가보니…곳곳서 ‘몸살’

2016-11-02 3

원전을 줄이면 그만큼의 에너지 공백은 어떻게 할까요. 정부는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신재생 에너지로 메꾸겠다는 계획인데요.

하지만 발전시설을 만드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환경 파괴와 소음 등으로 지역 주민들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신재생 에너지 때문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현장을, 이현용 기자가 직접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현장음]
"주민 의견 묵살하는 태양광 결사 반대! 결사 반대! 결사 반대!"

충남 공주시의 한 농촌 마을 주민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석 달 전부터 시작된 태양광 발전시설 공사가 주민들 동의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인종 / 충남 공주시 하월리]
"저희는 동의해준 적이 없습니다. 약정서 하나 갖고 허가가 난 것이지…"

축구장 면적의 거의 4배에 달하는 넓은 태양광 부지에는 현재 산림 벌채가 거의 완료된 상태.

집중호우 때는 이 곳에서 토사가 농지와 주택으로 흘러내리기도 했습니다.

[이인종 / 충남 공주시 화월리]
"지난 8월 27일날 비가 한 30mm 정도 왔는데 우리가 막대한 피해를 봤습니다."

[이현용 기자]
"태양광 시설이 들어설 예정인 부지입니다. 지난 여름 토사 유출로 피해를 봤다는 주민들 민원에 대해 공주시가 타당하다고 판단해, 현재는 공사가 중단된 상탭니다."

태양광 사업자는, 토사 유출을 막는 시설을 마련한 뒤 공주시에 공사 재개를 요청해놓았습니다.

전남 여수의 한 어촌 마을은, 지난해 8월 풍력 발전기가 들어선 이후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날개 길이 40m짜리 발전기가 매일 돌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영기 김효순 / 전남 여수시 율림리]
"쌩~쌩~소리가 나면서 아주 그냥… " "완전히 비행기 지나가는 소리는 저리가라 그래요."

[이현용 기자]
제가 지금 서 있는 '대율마을'은 발전기에서 600여 미터 떨어져 있는데요. 이곳 주민들은 밤새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합니다."

[율림리 주민]
"(여름에도) 잠도 못 잘 정도여서 문을 다 닫아놓고 자요. 웅웅 소리가 나면 형편도 없어요."

또 다른 사업자는 인근에 풍력발전기를 더 짓겠다는 계획이지만 주민들은 추가는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입니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계획대로 확대하려면, 지역 주민 설득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채널A 뉴스 이현용입니다.

이현용 기자 hy2@donga.com
영상취재: 정기섭 김용우
영상편집: 오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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