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우리 조상님 묘를 실수로 파헤쳤다,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겠죠?
그런데 또 무턱대고 보상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왜 일까요. 윤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공동묘지입니다.
자손들이 발길을 끊어 오랜 시간 방치된 묘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심지어 수풀이 우거져 묘인지 알아볼 수조차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사를 하거나 이장을 하다가 의도치 않게 남의 묘를 훼손하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공동묘지 관리인]
"(자손들이) 오랫동안 (묘) 관리를 안 하고 있다가 다시 왔는데 떡하니 공사가 다 돼 있던 거죠."
누군가 남의 묘를 훼손했을 때 피해 보상 여부는 평소에 묘를 얼만큼 잘 관리했느냐에 달렸습니다.
[윤준호 기자]
"이렇게 관리가 잘 안 돼 육안으로 묘인지 구분조차 안 될 경우 누군가 잘못 파헤쳐도 이를 보상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굴삭기 공사 도중 실수로 남의 묘를 파헤친 포크레인 운전기사에게 법원은 "벌초를 안 한 지 2~3년이나 지난 탓에 묘인지 모를 수 있었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반대로 묘를 잘 가꿔온 자손이 비슷한 피해를 입었을 때는 3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구청 관계자]
"주기적으로 방문해서 벌초 깨끗하게 하고 비석 하나 세워놓고 관리한다면 실수로 건드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누군가 실수로 조상 묘를 훼손했을 때 정당한 보상을 주장하려면 평소 그 묘를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채널A 뉴스 윤준호입니다.
윤준호 기자 hiho@donga.com
영상취재 : 홍승택
영상편집 : 배영주
그래픽 : 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