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위해 싸웠는데 도리어 정부와 싸워야 하는 처지가 되면 심정이 어떨까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부상을 당한 한 군인의 외로운 법정 투쟁을 지난 4월 저희 채널A가 보도해드렸는데요,
2년의 소송 끝에 국가유공자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김유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에서 해병대 하사로 복무 중이던 박성요 씨와 동료 군인들을 향해 포탄이 날아왔습니다.
포탄 파편은 박 씨의 허벅지를 관통했고 곁에 있던 후임 문광욱 일병은 전사했습니다.
[박성요 / 지난 4월]
"저희가 잠시 휴식을 취하러 나왔는데 그 때 북한에서 포를 쏴가지고."
박 씨는 전역 뒤에도 폭발음 환청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보훈지청은 신체검사 결과 장애등급에 미달된다는 이유로 박 씨를 국가유공자 심의에서 탈락시켰습니다.
박 씨는 유공자로 인정받기 위해 지난 2015년 행정소송을 내 승소했지만, 보훈지청이 항소하면서 다시 국가를 상대로 긴 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박성요]
"꼭 이 나라에서 살아야 하나 이 생각도 들고. 다른 나라 같으면 이렇지 않을텐데 이런 생각도 들고."
2심 재판부는 박 씨가 장애등급 7급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유공자 지정에서 탈락시킨 처분을 취소하라는 '조정 권고안'을 냈습니다.
[박성요]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릴 줄 몰랐어요. 좀 많이 울컥했어요."
국가보훈처는 "박 씨에게 상이등급 7급을 부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
"국가유공자 신청한 날이 2014년 5월 22일이에요. 소급 적용돼서 그동안 받지 못한 수당을 받게 되는 거죠."
연평도 포격 사건 부상자 16명 가운데 4명은 아직도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유빈입니다.
김유빈 기자 eubini@donga.com
영상취재 : 한효준
영상편집 : 배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