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오늘 성남 판교에서는 시민 수십 명이 환풍구 위에 올라가서 걸그룹 공연을 보고 있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이 사진이 그 순간 환풍구 위에 있던 피해자가 찍은 사진입니다.
그런데 1초 뒤에 찍힌 이 사진, 갑자기 충격을 받은 듯 초점이 흐려지고 크게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바로 추락 순간에 찍힌 사진인데요,
이 순간 시민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당했습니다.
그 뒤 환풍구에 대한 갖가지 대책이 나왔는데 지금은 과연 안전할까요?
이은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실 시공에 부실 감리까지, 온갖 부실이 겹쳐 수많은 인명피해를 낸 판교 환풍구 참사.
그 뒤 갖가지 대책이 나왔지만 3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환풍구 위로 짐가방을 끌고 가거나 아예 그 위에 모여 대화를 나눕니다.
환풍구는 겉으로는 표시가 안 나지만 10m가 넘는 깊은 곳이 많습니다.
[김휘영 / 서울 동대문구]
"환풍구인지 몰랐어요. 표시도 없고 그래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이은후 기자]
"이곳은 보시는 것처럼 환풍구가 인도의 중간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습니다. 환풍구를 밟지 않으려면 일부러 돌아가야 할 정도인데요, 통행 가능한 한쪽 인도의 폭을 재보니 70cm에 불과했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가기도 하고, 무거운 오토바이를 타고 가거나 자전거길이 되기도 합니다.
[이승규 / 서울 송파구]
"위험하단 생각이 들어서 순간적으로 피했어요. 아찔한 기분도 들고요."
새로 만드는 환풍구는 2m 이상 높이로 하고 추락방지시설을 반드시 설치해야 합니다.
문제는 사고 이전에 만들어진 것에 대해선 사실상 기준이 없다는 것.
[국토교통부 관계자]
"이전(관련법 개정 전)이라든가 건축물이 아니라 단순히 철로의 환기구다, 하면 그건 적용이 안 될 수도 있는 거고요."
지난달 말에는 한강 불꽃쇼를 보던 어린이 두 명이 환풍구에서 7m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 주변의 환풍구는 지금도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은후입니다.
이은후 기자 elephant@donga.com
영상취재 : 김용우 김건영
영상편집 : 장세례
그래픽 : 윤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