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구치소 과밀 수용…하루에 1만 원씩 배상”

2016-11-02 65

3평 정도의 구치소 혼거실에서는 예닐곱명의 수감자들이 서로 얽혀 칼잠을 잡니다.

이렇게 좁은 공간에 수감자들을 몰아 넣는 것은 '기본권 침해'이고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김유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은 대부분 혼거실에 수감됩니다. 일반적인 혼거실은 13㎡~16㎡로 최대 8명까지 함께 생활합니다. 성인 남성이 일자로 눕기에도 버거운 공간입니다.

[수감 생활 경험자]
"6명이 왼쪽 오른쪽에 머리를 두고 다리를 뻗고 자면 일자로 잘 수가 없어요. 서로 꽈배기처럼 다리가 꼬여요."

법원은 최근 국가 교정 시설에서 과밀 수용은 '기본권 침해'라며 국가가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수감자 1명 당 적어도 2㎡의 면적을 보장하되 이에 미달하는 면적에 수용된 기간에 대해선 하루에 만 원 씩 배상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법무부 교정당국은 "현재 전국 교정시설이 수용 정원을 훨씬 초과했기 때문에 모든 수용자에 2㎡ 면적을 보장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교정 시설 확충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만큼 수용 인원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민병덕 변호사]
"원칙은 불구속 수사입니다. 불구속 상태에서 방어권을 충분히 누리게 된다면, 구치소의 이러한 혼란 상태는 줄어들 것이라고 봅니다."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재소자들에게 지나치게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점도 문제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방은 12㎡로 수감자 6명이 들어갈 수 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독방은 6㎡로 3명이 들어갈 만한 공간입니다.

이른바 범털 피고인에 상식을 벗어나는 과도한 처우 역시 개선돼야할 과제입니다.

채널A 뉴스 김유빈입니다.

김유빈 기자 eubini@donga.com
영상취재 : 조세권
영상편집 : 민병석
그래픽 : 박정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