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상자’ 열렸다…트럼프에 ‘핵펀치’

2016-11-01 4

지난 1월 취임식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당시 FBI 국장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하지만 코미 전 국장의 표정이 썩 밝지만은 않습니다.


그로부터 나흘 뒤 두 사람은 비밀스럽게
저녁식사를 했고
트럼프는 코미에게 충성 맹세를 강요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2월 14일.
바로 이곳이죠. 백악관 집무실에서
코미를 독대한 트럼프는 전날 사임한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좋은 사람이다, 놔줬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러시아 내통 의혹 속에 낙마한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추가적인 수사를 멈춰달라는 청탁이었던 셈입니다.


코미 전 국장은 당시 대화를 꼼꼼히 기록했고,
이 메모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트럼프는 결정타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코미 전 국장이 의회에서 백악관에서 받은 압력에 대해 공개 증언 했습니다.


마침내 열린 '판도라의 상자',
박정훈 워싱턴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달 해임 이후 자택에서 두문불출했던 코미 전 FBI 국장이 수사 외압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메가톤급 폭로를 내놨습니다.

지난 2월 백악관 독대에서 트럼프가 "러시아 연루 의혹 사건을 놔주길, 플린을 놔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증언한 것입니다.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대선에서 러시아 내통 의혹의 몸통으로 꼽히는 인물.

코미 주장이 사실이라면 탄핵 사유인 '사법 방해'에 해당한다는 견해가 나옵니다.

워터게이트 스캔들에 연루됐던 닉슨 전 대통령도 수사를 막으려다 탄핵 여론에 밀려 사임했습니다.

트럼프가 코미에게 충성맹세를 요구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코미가 "정직하게 하겠다"고 밝히자 트럼프는 "내가 원하는 건 정직한 충성심"이라고 재차 말했다는 것입니다. 

코미는 "매수하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증언이 공개되면서 탄핵 여론은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네트 스팅거 / 미국 버지니아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의혹) 수사를 막기 위해 FBI 국장을 해임했습니다. 그것이 탄핵의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야당인 민주당도 강공을 예고했습니다.

[알 그린 / 미국 민주당 하원 의원]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항을 제출해 그가 정의 실현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할 것입니다.

다만 트럼프 측은 대통령이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게 확인됐고, 외압을 행사한 적도 없다고 밝혀 진실 공방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코미의 육성 증언은 제 뒤로 보이는 상원에서 우리 시간으로 오늘 밤 11시부터 전 세계로 생중계될 예정입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박정훈입니다.

박정훈 워싱턴 특파원 sunshade@donga.com
김민지 기자
mettymom@donga.com
영상취재: 강율리(VJ)
영상편집: 오성규
그래픽: 조아영 박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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