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 당국이 미국과 탄도미사일의 파괴력을 2배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지하 벙커를 철저히 파괴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대화론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먼저 제안했다는 점입니다.
김성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우리 기술로 만든 탄도미사일 현무-2C입니다. 사거리 800km로 제주에서 발사해도 북한 신의주까지 타격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2012년 한미 미사일 지침을 개정해 탄두 중량을 줄이는 대신 사거리를 300km에서 800km로 늘렸습니다. 하지만 탄두 중량 500kg으로는 활주로나 이동식 발사 차량만 파괴할 수 있어 '물 펀치'란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결국 정부는 탄도 무게를 지금의 두 배인 1톤으로 늘리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유사 시 김정은 벙커와 미사일 기지 등 수천 개에 달하는 지하 핵심시설 등을 타격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동안 미국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국산 미사일의 사거리와 탄두 중량을 늘리는 데 반대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탄두 중량 확대를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족쇄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파괴력이 강화된 새 미사일이 전력화되면 북한에겐 상당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NSC 전체 회의 (지난달)]
"우리 정부는 국가안보와 국민의 안위에 대해서는 한 발짝도 물러서거나 타협하지 않을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강력한 응징을 경고하면서도 동시에 대화의 손짓을 보냈습니다.
[신 베를린 선언 (지난 6일)]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으며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진하지 않을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극단적 냉온탕 전략으로 북한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김성진입니다.
kimsj@donga.com
영상편집 : 박형기 강 민
그래픽 : 성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