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폭염에는 한낮이 아니어도 에어컨을 오래 그리고 세게 틀어놓게 되는데요. 이렇다 보니 에어컨 실외기가 여름철 화재의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김남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건물 외벽에서 시뻘건 불길이 타오릅니다. 불똥이 마치 빗물처럼 벽면을 타고 뚝뚝 떨어지기까지 합니다.
이 건물 옥상 에어컨 실외기에서 시작된 불은 10분 만에 진화돼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하마터면 큰 화재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
에어컨 화재는 폭염 기간인 7, 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데 에어컨 실외기 관리 미비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김남준 기자]
“제 뒤로 실외기 수십 대가 이렇게 빽빽하게 설치돼 있는데요. 정리되지 않은 전선들도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습니다. 바닥에는 화재의 원인이 되는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고 심지어 가스통까지 에어컨 실외기 바로 옆에 있습니다.”
특히 실외기 안팎에 쌓인 먼지는 작은 불씨와 만나도 금세 불쏘시개로 변합니다.
[양재훈 / 소방기술사]
"전선이 외부에 노출되어 있거나 마감처리가 깔끔하게 안 된거죠. 먼지가 쌓이고 누설전류가 흐르게되면 화재가 일어날 수 있는… "
하지만 실외기 관리 필요성이나 관리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건물 관계자]
"실외기는 청소 안 하는데요?"
지자체들도 실외기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서울시 자치구 관계자]
"(실외기) 화재에 대해서는 딱히 (예방 규정을) 본 적이 없어서… "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에어컨 실외기가 여름철 화약고가 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남준 입니다.
김남준 기자 kimgija@donga.com
영상취재 : 홍승택
영상편집 : 손진석
취재지원 : 인턴기자 윤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