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서 레이저 눈빛…깨져가는 ‘40년 우정’

2016-11-01 4

'최순실에게 속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고수하는 방어 전략인데요. 이 때문인지 '40년 지기' 최순실 씨와의 파열음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허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박근혜 전 대통령(2015년 6월 25일 국무회의)]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주셔야 할 것입니다."

국무회의에서 '배신의 정치'를 언급하며 매섭게 쏘아 본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재판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어제 열린 재판에서는 달랐습니다. 특유의 '매서운 눈빛'이 드러난 겁니다.

증인신문 순서를 놓고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측 변호인 사이에 기싸움이 벌어지자 이경재 변호사를 싸늘하게 쳐다봤습니다. 반대로 이경재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 측에 항의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가 '최순실'이라고 계속 언급하자, 개명한 이름인 '최서원'으로 불러달라고 지적한 겁니다.

이처럼 법정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40년 지기' 최순실 씨 사이에 파열음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최순실에게 속았을 뿐 아무 것도 몰랐다'는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은 법정에서도 이어지는 상황. 박 전 대통령 측은 "최순실 씨 측과 재판 관련 협의는 전혀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재판이 상당히 진행된 최 씨 측은 박 전 대통령 측이 소송기록을 보여달라고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종명 / 변호사]
"소송기록을 넘겨주면 그 안에 있는 변호 전략까지 같이 넘어가게 되는 면이 있거든요."

'40년 지기'인 두 사람이 죄를 가리는 법정에서는 '제 갈 길'을 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채널A 뉴스 허욱 입니다.

허욱 기자 wookh@donga.com
영상취재 : 이호영
영상편집 : 김지윤
삽화 : 김남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