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서비스, 물론 좋지만 도가 지나친 친절엔 오히려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커피 나오셨습니다'같은 이상한 존댓말도 이런 과잉 친절에서 나오는데요.
이범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시내 한 화장품 매장입니다. 직원이 손등에 화장품을 발라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지만 왠지 말이 어색합니다.
"피부를 진정하는 효과가 있으세요. 주름개선에도 도움이 되시고요"
명품 매장도 마찬가집니다.
"이 제품은 카드지갑도 있으셔서 탈착하실 수도 있으시고"
고객의 불만을 피하기 위해 직원에게 '과잉 친절'을 베풀도록 교육하다보니 판매하는 제품에까지 높임말을 쓰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다.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본 대학생 김모 씨는 과잉친절을 강요하는 '고객 서비스 매뉴얼'이 황당했다고 말합니다.
[김모 씨 / 대학생]
"심지어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서 쭈그려 앉아서 고객을 대응해야 한다는 매뉴얼도 있었어요."
카페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대학생 임모 씨는 과잉친절이 되레 고객의 '갑질' 을 부추길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임모 씨 / 대학생]
손님 입장에서는 '아 우리가 이렇게 나와도. 얘네는 이렇게 밖에 대응을 못하니까, 갑질을 해도 상관 없겠구나.
전문가들은 아르바이트생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서비스업계의 고객 응대 매뉴얼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병관 / 광운대 산업심리학과 교수]
고객의 불합리한 요구에 대해서도 매뉴얼을 가지고 제도화된 대응이 있어야… 무조건 서비스 직원에 책임이 전가되면 안됩니다.
채널A 뉴스 이범찬입니다.
이범찬 기자 tiger@donga.com
영상취재 : 한효준
영상편집 : 박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