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연락이 끊긴 상태에서 망망대해를 다섯 달이나 표류하면 어떤 느낌일까요?
미국의 두 여성이 태평양 바다 위에서 무려 5개월을 버텨냈는데, 배가 침몰하기 직전에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해군 함정이 다가가자 보트 위의 여성과 두 마리의 개가 온몸으로 반깁니다.
망망대해에서 무려 다섯 달을 표류하다 배가 침몰하기 직전에 기적 같은 구조의 손길을 잡은 것입니다.
[제니퍼 아펠 / 구조된 표류 여성 : 수평선 끝에서 해군 배가 오는 걸 봤을 때 제 심장이 고동쳤어요. 왜냐면 24시간 안에 (배가 침몰해서)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두 여성이 보트를 타고 타히티를 가겠다며 하와이를 출발한 건 지난 5월.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엔진이 파손됐고 통신 수단도 끊겼습니다.
[제니퍼 아펠 / 구조된 표류 여성 : 유일하게 안테나에 의지하는데, 안테나가 망가지면서 모든 게 단절됐죠.]
[타샤 푸야바 / 구조된 표류 여성 : 솔직히 저는 항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따라나섰어요.]
원래 목적지와는 거리가 먼 일본 근해까지 밀려오는 동안 식인 상어의 위협을 받기도 했습니다.
[제니퍼 아펠 / 구조된 표류 여성 : 개들에게 짓지 말라고 했죠. 왜냐면 상어가 우리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고 공격할지도 모르니까요.]
그나마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조그만 장치와 함께 간 개 두 마리가 의지가 됐습니다.
식량도 거의 떨어져 삶의 희망을 포기해갈 무렵 타이완 어선이 이들을 우연히 발견해 미 해군에 알린 것입니다.
[패트릭 저먼 / 미 해군 함장 : 모든 어려움을 견뎌낸 그녀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두 여성은 따로 집이 없이 타고 있던 보트가 전 재산이었지만, 보트보다 훨씬 중요한 생명을 건졌다는 감사의 마음으로 일본 땅에 발을 내디뎠습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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