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장실에서 식사와 쪽잠을 해결하는 아파트 경비원들의 이야기, 앞서 YTN이 단독으로 보도해 드렸는데요.
보다 못한 국가인권위원회까지 나서서 다시 한 번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관련 부처가 여전히 뒷짐만 진 채 방관하면서 고령의 경비원들은 오늘도 인권의 사각지대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권남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화장실에 서서 밥을 먹고, 머리맡에 변기를 두고 눕습니다.
역한 냄새 탓에 식사는 물론 일하는 것도 고역입니다.
[김 모 씨 / 경비원(지난달 24일) : 냄새가 올라오는데 재래식 화장실에서 용변 보고, 소변보고, 밥해 먹고, 잠자고. 이거야말로 현대판 노예죠.]
고령의 경비원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전기요금을 아끼겠다며 찜통더위에도 에어컨을 틀지 못하게 하는가 하면, 수년간 일했던 아파트에서 문자로 해고를 통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최 모 씨 / 전 경비원(지난 5월) : 해고통지서 식으로 문자가 왔더라고요. 이런 거는 뉴스에는 가끔 접했어요. 이게 나한테 닥친다고는 생각도 못 했고….]
지난 2014년에는 서울 압구정의 아파트에서 인격 모독을 받은 경비원이 분신을 시도한 뒤 숨지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처럼 경비원들의 인권을 짓밟는 일이 끊이질 않자, 보다 못한 국가인권위원회가 다시 한 번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국가인권위원장은, 경비원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지 못하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은미 / 국가인권위원회 홍보협력과장 :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침해받는 수준의 열악한 환경이라서 심각하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관련 부처의 무관심 속에 관련 대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이미 앞서 5년 전 고용노동부가 휴게 시간을 늘리고 수면 시설을 확보하는 내용의 개선 방안을 내놨지만,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구정우 /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나보다 사회적 계층이 낮은 대상으로 인식하고 내가 계층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언가 우월한 지위를 과시하려고 하는….]
특히 최근 최저임금 인상을 빌미로 경비원들이 잇따라 해고 위협에까지 놓이면서, 최소한의 인권을 위한 법과 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권남기[kwonnk0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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