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상 초유의 살충제 달걀 사태로 유통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마트에서는 정부가 출하 적합 판정을 내린 농가의 달걀을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살충제 검출 농가가 더욱 늘면서 소비자의 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하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국 6개 농가에서 달걀을 들여오는 경기도 수원의 한 도매상.
달걀을 가득 실은 트럭들로 한창 바쁠 시간이지만, 한산하기만 합니다.
평소 같으면 아침에 다 나갔어야 할 달걀 수천 판이 빼곡히 쌓여 있습니다.
정부의 농가 검사 결과 출하가 적합하다는 판정서가 속속 도착하고 있지만 마트의 판로가 완전히 열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도매 상인들은 살충제를 오용한 일부 농가 때문에 달걀 자체가 혐오 식품이 됐다고 분통을 터뜨립니다.
[신재용 / 한국계란유통협회 운영위원장 : 경기도가 어마어마하게 넓잖아요. 일부 농가에서 검출이 된 건데 소비자들은 마치 경기도 08 전체가 오염이 된 줄 알고…. 농가명 08마리, 08LSH 등을 확실히 부각해야….]
일부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편의점에서는 적합 판정을 받은 달걀을 매대에 올려놓기 시작했지만, 소비자들은 불안에 휩싸여 있습니다.
[김현경, 강민수 /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 : 정부가 안전하다고 말해도 불안해요. 달걀이 안 들어간 음식이 없잖아요.]
김밥을 비롯한 간편식 제품에는 아예 달걀류가 빠졌고, 마트에는 여전히 환불 문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달걀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제빵업체 역시 고민이 깊습니다.
[나영선 / 서울 방배동 : 일부러 유기농이라고 해서 비싸게 사 먹였는데 몸에 해롭다고 나오니까 화가 나요. 제일 많이 먹는 게 빵인데 빵은 어떻게 할 것이며….]
[제빵업계 관계자 : 추가적인 조사 결과가 빨리 나와서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제품을 제공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병아리 입식 제한으로 알을 낳는 닭의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달걀 평균 소매가는 1년 전보다 42% 비싼 7,600원가량입니다.
전국을 휩쓴 조류 인플루엔자, AI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달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식탁물가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YTN 이하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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