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오는 25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재판부가 장고에 들어갔습니다.
핵심은 '뇌물' 혐의인데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이나 대통령 말씀 자료 등의 증거 능력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유무죄가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박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현대판 사초로 불린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 수첩과 독대를 위해 작성된 대통령 말씀 자료는 뇌물 혐의를 입증할 대표적 증거로 꼽힙니다.
수첩에는 '엘리엇 방어 대책', '금융지주, 재단, 승마' 등이, 말씀 자료에는 '메르스 사태', '임기 내 승계 문제 해결' 등의 문구가 기재돼 있기 때문입니다.
특검 측은 이를 토대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에서 삼성 그룹 현안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배석한 사람이 없었기에 이러한 증거가 모든 독대 내용을 증명할 수는 없다는 게 삼성 측 입장입니다.
불출석 의사를 뒤집고 이 부회장 재판에 깜짝 출석한 정유라 씨의 증언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입니다.
정 씨는 "삼성이 사준 말을 두고 어머니가 네 것처럼 타면 된다고 했다", "삼성에서 시끄럽다며 말을 바꾸라고 했다"는 등 폭탄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특검 측은 진술 신빙성이 높다고 했지만, 삼성 측은 모든 계약 체결에 실제 정 씨가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캐비닛 문건도 막바지 불꽃 공방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공개된 문건에는 '삼성 경영권 승계 국면을 기회로 활용한다' 등의 내용이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검 측은 청와대와 삼성의 교감을 보여주고 있다며 화색을 보인 반면, 삼성 측은 경영권 승계를 도와주라는 지시를 받아 작성된 건 아니라는 청와대 전 행정관의 증언을 근거로 부정청탁은 없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뇌물' 혐의가 무너지면 횡령이나 재산국외도피 등 다른 혐의들도 줄줄이 무너지는 상황.
결국, 뇌물의 물증에 대해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가 이 부회장의 운명을 가르는 시금석이 될 전망입니다.
YTN 박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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