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 알아들었다고 사살...계속되는 난민의 비극 / YTN

2017-11-15 2

[앵커]
전쟁과 가난을 피해 고향을 떠나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의 고난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바다 한가운데서 목숨을 잃는가 하면, 낯선 땅에서 그 나라 언어를 배우려다 견디기 힘든 치욕을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임장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난민들을 고무보트에 빽빽하게 태운 대가로 돈을 챙긴 밀입국 브로커들이 작은 배로 옮겨타고 떠납니다.

여유로운 모습들이지만 고무보트 위에서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난 뒤입니다.

자신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랍인 브로커가 아프리카 출신 난민에게 총을 쏜 겁니다.

'모자를 벗고 자리에 앉으라'는 지시였지만, 아랍어를 알아들을 수 없었던 난민은 어리둥절해 하며 가만히 서 있다가 영문도 모른 채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탈리아 경찰이 일주일 만에 이들을 체포했지만 브로커에게 전 재산만 뺏기고 이렇게 바다 한가운데서 어이없이 죽임을 당하는 난민들은 부지기수입니다.

[까르멜로 주카로 / 이탈리아 카타니아 검찰청장 : 브로커들은 돈을 받고 나면 난민들을 짐짝 취급합니다. 이 경우처럼 일단 돈을 받으면 사소한 이유로 죽입니다.]

벨기에에 도착한 이라크 난민이 현지 적응을 위해, 한 학교에서 나눠준 교재로 기초적인 현지 말을 익힙니다.

그런데 남성이 띄엄띄엄 읽는 예문의 내용이 이상합니다.

[알 아자위 / 이라크 난민 : 아빠가 던집니다, 폭탄…폭탄을?]

난민들을 테러리스트로 조롱하는 듯한 문장들이 말하기 연습 예문으로, 교재 여기저기에 등장합니다.

고마운 마음으로 교재를 받아들었던 남성은 물론, 공부를 도와주려던 현지 자원봉사자도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까테리네 르메어 / 벨기에 프랑스어 교사 : 도저히 번역해줄 수가 없었습니다. 벨기에가 이런 자료를 나눠준 것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심각한 문제입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학교 측은 실수일 뿐이라며 부랴부랴 새 교재를 나눠줬지만, 희망을 찾아 목숨 걸고 바다를 건너온 난민들에게는 깊은 상처로 남았습니다.

YTN 임장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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