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때 국내 1위, 세계 7위의 해운선사였던 한진해운이 설립 40년 만에 결국 파산했습니다.
비싼 선박 사용료와 저가 운임 경쟁, 그리고 경기 침체의 파도를 넘지 못한 건데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강진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2달여 전 여의도에서 옮겨온 한진해운 사무실입니다.
천4백 명이 넘었던 직원은 온데간데없고, 불과 50여 명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법원의 파산 선고로 회사 간판까지 아예 내리게 됐습니다.
[김진한 / 한진해운 파산관재인(변호사) : 직원분들 되게 안타깝죠. 파산재단이라는 것이 회사가 없어지는 마지막 단계의 업무를 하는 분들인데 사기도 떨어질 것이고….]
국내 해운업을 이끌던 한진해운이 설립 40년 만에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당장 한진해운과 거래한 중소 협력업체와 돈을 빌려준 투자자들은 상당 금액을 떼일 처지에 놓였습니다.
현재까지 신고된 채권액만 30조 원이 넘지만, 한진해운에 남은 자산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직원들 역시 망연자실한 상태입니다.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업계가 추정하는 실업자는 전국적으로 만여 명, 지역 경제도 충격에서 비켜 가진 못했습니다.
[공인중개사 / 부산시 중앙동 : 한진(해운)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공실이 조금 있었는데 해운 관련이 조금 빠지고 있는 편이고 전반적으로 그렇습니다.]
현대상선과 SM상선 등 살아남은 업체들이 맞닥뜨릴 여건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습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한국 업체에 대한 불신은 커졌고, 컨테이너 수송 능력은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규모를 앞세운 해외 대형선사들의 운임 경쟁과 경기 침체도 여전합니다.
정부는 뒤늦게 몇 년 안에 100만 TEU 수준으로 수송 능력을 다시 키우기 위해 선박 확보 지원 등 6조 5천억 원 규모의 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한진해운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세계 물류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YTN 강진원[jin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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