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예상지 관표의 신형이 그대로 떠올랐다가 숲 위로 질풍처럼 날아갔다.
한 개의 별이 숲을 가로질러 달려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 경외한 신법에 제이탕마대 여승들은 다시 한 번 놀랐다.
요인은 가볍게 한숨을 쉬고 사라져 가는 녹림왕의 등을 바라보았다.
'부디 사숙조님들을 조심하십시오. 그분들은 정말 강하답니다.'
속으로만 맴도는 말이었다.
바닥에 쓰러져 있던 철진이 이를 갈며 요인을 쏘아보았다 .
"네년이 감히 나의 명령을 거역하다니! 그러고도 네가 아미의 제자더냐? 나의 사질이더냐?"
요인이 철진에게 다가가 섰다.
가볍게 그녀의 마혈을 제압한 요인이 혼자 말처럼 중얼거린다.
"중은 중다워야 하고, 사숙은 사숙다워야 하는 거랍니다. 중이 말끝마다 욕을 하고, 탐욕에
물들어 욕심이 과해지면 이미 중이 아닌 것입니다. 사숙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했으니,
이 또한 이미 스스로 사숙이길 포기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사숙 께서는 아미를 위한다는
핑계 속에서 본인 스스로의 욕심을 채우려 하셨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너무 많은 죄를 지으셨습니다. 요인은 그것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철진과 제일탕마대 여승들의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다.
그러나 제이탕마대의 여승들은 모두 안도의 숨을 쉬고 있었다.
그동안 먹은 영약 값은 해야 한다
요제는 백리소소가 스스로 자신의 비밀을 말해 버리자, 오히려 당황하고 말았다.
요제뿐이 아니었다.
더욱 큰 충격을 받은 것은 천문과 무림맹이었다.
반고충과 천문의 수장들은 백리소소가 아수라마궁의 후인이라고 하자 당황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잠시, 반고충은 의연한 표정을 지었고, 다른 수장들도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았다.
백리소소가 어디 출신이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지금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백리소소가 관표의 연인이고, 자신들의 주모란 사실뿐이었다.
반고충 또한 자신이 사랑하는 제자가 선택한 여자란 것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어차피 천문을 개파하면서 세상의 누구와도 대적할 생각을 가졌던 그들이다.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그들은 천문의 무사로서 끝까지 싸울 것을 결심한 것이다.
그 분위기를 읽은 반고충과 오대곤은 내심 속으로 감격하고 있었다.
특히 진천과 특별히 친했던 오대곤과 여광은 많은 위안이 되었다.
당장이라도 복수를 하려던 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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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자신들의 모자라는 실력을 알기에 토그르에게 함부로 달려들지 못했었다.
결코 죽음이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반고충은 그들이 이성을 잃을까봐 절대 토그르에게 덤비지 못하게 했다.
흥분한 상황에서 강자에게 덤비는 것은 자살 행위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두 사람은 그런 토그르를 일창에 죽인 백리소소에게 고마워하던 참이었다.
오대곤의 눈가에 물기가 어렸다.
'보았나? 자네의 죽음은 결코 헛되지 않았네. 그리고 주모님이 자네의 원한을 갚아 주었네. 부디 편하게 잠이 들게나.'
천문의 무사들이 결의를 다질 때 무림맹의 무사들의 얼굴은 모두 굳어져 있었다.
그들은 아수라마궁이란 말에 큰 충격을 받았고, 그 후예라는 백리소소를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던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던 백리소소는 의연한 모습으로 요제를 내려다볼 뿐이었다.
요제는 백리소소의 대범함에 질리지 않을 수 없었다.
"너, 넌 네가 무림의 공적이 되어도 좋단 말이냐? 너뿐만이 아니라 천문도 공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내가 천 년 전 아수라마궁의 진전을 이었다고 해서 달라지는 토요경마 , 일요경마 √√ SunMa . mE √√ 것이 무엇이냐?
사대마병 중 내가 세 개의 마병을 지니고 있다 해서 내가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는 과거고, 나는 나다. 무기란 다루는 사람에 따라 신병이 되기도 하고, 마병이 되기도
하는 토요경마 , 일요경마 √√ SunMa . mE √√ 것이다. 너희들이 사대마병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이 수라창의 다른 이름이 탕마창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탕마창이란 말이 나오자 좌중은 다시 한 번 놀란 표정으로 백리소소가 들고 있는 묵빛의 창을 바라보았다.사대마병이 있듯이 무림엔 삼대신병이란 것이 있었다.
이는 천기신검(天氣神劍), 항마편(降魔鞭), 탕마창(蕩魔槍)을 두고 하는 말인데, 지금까지
강호무림에 나왔던 신병은 항마편과 탕마창뿐이었다.
천기신검은 아직 강호에 나온 적이 없었다.
전해 내려오는 말에 의하면, 사대마병이 모두 나타나면 천기신검이 나타난다고 했다.
그런데 수라창과 탕마창이 하나라는 사실은 모두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요제는 자신의 의도가 자꾸 빗나가자 조금 당황하였다.
"그게 같은 창을 지칭하는 말이란 것을 어떻게 믿는단 말이냐?"
"그건 내가 보증하지."
의종 백봉화타가 앞으로 나서며 말하자 모든 사람들이 다시 한 번 놀랐다.
그리고 더 이상 의문을 표시하지 않았다.
그녀의 말이라면 그대로 믿어도 될 만 했기 때문이다.
백봉화타 소혜령을 본 백리소소의 얼굴에 처음으로 표정 변화가 일어났다.
그녀는 토요경마 , 일요경마 √√ SunMa . mE √√ 얼른 말에서 내려 소혜령을 향해 절을 하였다.
"소소가 사부님을 뵙습니다."
소혜령의 입가에 인자한 미소가 어렸다.
"상황이 이러니 인사는 나중에 하자. 네가 어디 출신이든 너는 내 제자다. 그 누가 너를
무시한다면, 그것은 나를 무시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내 외손녀이기도 하지."
혈강시와의 대결로 옷은 누더기가 되고, 상당히 지친 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