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빛경마 제갈천문의 고개가 끄덕이며 나직하게 말했다.
"잘하리라 믿는다. 그런데 방해가 되는 자는 무후 말곤 없더냐?"
제갈령의 얼굴이 약간 굳어졌다.
갑자기 조금 치욕적인 부분이 생각났던 것이다.
"있습니다."
"그자가 누구더냐?"
"천문에 반고충이란 노인이 있습니다. 군사인 듯 한데, 생각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것 같습니다."
제갈천문의 눈이 빛을 내었다.
"그자가 네가 그렇게 칭찬할 정도로 마권판매사이트 ● MaSun , 엠E ◐ 뛰어난 것이더냐?"
"그렇습니다."
"혹시 이번 천문의 사건이 세상에 퍼진 것도 그자의 짓이더냐?"
"소문이 번지는 속도로 보아 분명 누군가가 개입을 하였고, 저는 그 누군가가 바로 그자일
것이라고 의심하는 중입니다."
"너는 무엇을 하였느냐? 그런 일엔 소문을 먼저 제압하는 것은 상식이다."
제갈령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제가 조금 늦었습니다. 우선 상대가 그 정도로 뛰어난 인물일 거란 생각을 못했고, 상황 때문에 천문을 함부로 나갈 수도 없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천문의 감시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반고충, 전혀 들어보지 못한 이름인데… 너와 겨룰 수 있을 마권판매사이트 ● MaSun , 엠E ◐ 정도로 뛰어난 자리니.
그런 사람이 곁에 있는 관표란 자가 더욱 커 보이는구나. 한데 그자가 있으면 너의 필요성은
떨어질 수 있다. 그 부분은 생각해 보았느냐?"
제갈령이 자신있게 웃었다.
"이제 천문과 연합하여 전륜살가림과 겨룬다면, 그자와 저는 서로 지혜를 겨루어야 합니다.
그때 확실하게 굴복시켜 제 아래에 두겠습니다."
제갈천문이 제갈령을 바라보았다.
제갈령이 힘있게 대답하였다.
"아버님의 딸입니다. 정 안 되면 그땐 또 나름대로의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자가
뛰어난 자라면, 관표의 곁에 무후보다는 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 것 입니다. 나의 지혜와
투왕의 무가 합해지면, 무림을 일통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그 역시 그것을 알 것입니다."
"너는 어떻게 그자를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하는 것이냐?"
"관상을 보았고, 그의 깊이를 보았습니다. 능히 제가 이길 수 있는 상대였습니다.
한 번 졌다고 그가 제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합니다."
"그가 자신을 위장해서 스스로 작아 보이게 할 수도 있다."
"그 정도에 속을 제가 아닙니다."
제갈령은 냉정했다.
한 올의 감정조차 없는 그녀의 눈동자는 깊은 심연처럼 가라앉아 있었다.
"믿겠다. 네 어깨 위에 제갈세가의 미래가 있음을 명심하고 행동하거라!"
"언제나 잊지 않고 있습니다."
제갈령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제갈천문은 그런 딸이 더욱 믿음직스러웠다.
당진진은 세상이 무너진 기분이었다.
절명금강독공을 완성하였지만, 가문은 거의 멸문하다시피 되었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 뛰어들어가 관표를 한 줌의 독수로 만들고 싶었지만 참아야 했다.
그의 곁에 무후가 있고, 백봉과 투괴가 있었던 것이다.
이미 여러 가지 조사를 한 후라 무후의 무공에 대해서도 어느 마권판매사이트 ● MaSun , 엠E ◐ 정도 파악을 한 상태였고,
천문에 누가 있는지도 알고 있었다.
제아무리 무공이 강해진 당진진이라고 해도 이들을 한꺼번에 이길 순 없었다.
무엇보다도 친족을 죽이고 강해졌다는 죄책감이 그녀를 힘들게 하였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도 자신의 죄가 용서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그 고통을 이기기 위해 일단 산속에 숨어서 마음을 가라앉히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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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스리려는 그녀와 심마의 대결은 의외로 많은 시간이 흘렀고, 결국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기억 일부를 폐쇄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였다.
그것으로 당진진은 일단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땐 이미 많은 시간이 흐른 다음이었다.
그녀는 마음 한구석의 가책을 이겨내자, 천문의 근처에 숨어 기회를 보기 시작했다.
수많은 무사들이 천문의 수하가 되기 위해 몰려드는 것을 보았다.
당문의 초라한 몰락을 곱씹으며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아까운 시간이 흐르고 있었지만 당진진은 함부로 움직이지 않았다.
관표와 무후가 함께 있다면, 자신 혼자서는 힘들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자신의 기세를 관표나 무후가 눈치챌까 싶어서 언제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천문을 살폈다.
그리고 얼마 후 관표와 무후가 천문을 나서는 것을 보았다.
그들의 뒤를 따르는 것은 겨우 십여 명의 수하들뿐이었다.
'기회다.'
당진진의 눈이 반짝였다.
심마와 마권판매사이트 ● MaSun , 엠E ◐ 싸운 시간까지 합하면 꽤 많은 시일이 흐른 후의 일이었다.
술과 여자와 검과 시의 닮은 점은
한 명의 중년인이 무표정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바람이 그의 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고 지나갔다.
강가에 부는 바람은 거셌지만, 호리호리한 몸매의 중년인은 철탑처럼 단단하게 대지를 디디고 서 있었다.
중년인의 머리를 짓누르고 있는 어떤 무게감이 그를 무척 외로운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었지만, 그의 전신에 흐르는 종사의 기질은 보는 사람들에게 저절로 위압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의 등에 메어져 있는 한 자루의 도가 그 위엄을 더해주었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바람이 그의 머리를 다시 한 번 스치고 흘러갈 때, 또 다른 한 명의 중년인이 그의 등 뒤 삼 장 근처에서 나타났다.
그 역시 한 자루의 도를 등에 메고 있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