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북 전주 노송동 '천사 마을'에는 해마다 연말이 되면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수천만 원을 기부하는 독지가가 찾아오는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5천만 원이 넘는 돈을 기부했습니다.
17년에 걸쳐 기부한 돈이 5억 원이 넘습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전주시 노송동 '천사 마을' 주민센터에 '얼굴 없는 천사'의 전화가 걸려온 건 오전 11시쯤.
해마다 이맘때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수천만 원을 기부하는 익명의 독지가가 올해도 찾아온 겁니다.
중년으로 추정되는 '얼굴 없는 천사'는 이번에도 주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정세현 / 전북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 동사무소 뒤 나무 밑에 상자가 있으니까 찾아가시고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하시면서 쫓기듯이 끊으셔서 제가 미쳐 대답을 못 했고 얼떨떨한 상황이었어요.]
직원들이 급히 나가봤더니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주민센터 공원 인근에 종이 상자 하나만 덩그러니 두고 떠났습니다.
17년째 천사 마을에 나타난 '얼굴 없는 천사'는 지폐 다발과 저금통이 든 상자를 이곳에 두고 올해도 어김없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상자에는 현금 5천21만 원과 함께 소년 소녀 가장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도 들어있었습니다.
해마다 세밑 온정을 베풀어 온 '천사'가 지난 2000년부터 지금까지 기부한 돈은 18차례에 걸쳐 모두 5억 5천여만 원.
꽁꽁 언 이웃들의 마음을 녹이는 선행에 노송동 '천사 마을' 주민들도 추위를 잊습니다.
[이희손 / 전북 전주시 노송동 주민 : 나라도 굉장히 어수선하잖아요. 국민도 마음이 위축돼 있기도 하고요. 언제 올까, 천사라도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왔어요. 흐뭇하고요.]
'얼굴 없는 천사'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 사회에 긍정의 바이러스로 퍼지고 있습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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