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풍 차바는 제주에 큰 피해를 남겼지만 뜻밖의 선물도 안겼습니다.
일제강점기 세워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비석이 오랜 시간 해안가에 묻혀 있다가 모래가 유실되면서 모습을 드러낸 건데요.
지금까지 보고된 적이 없는 마을별 어장 경계를 나타내는 내용의 비문이 새겨있어 학계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KCTV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성산 일출봉을 마주해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서귀포의 한 해안가입니다.
간조 시간 바닷물이 빠지자 모래를 뒤집어쓴 네모난 바위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가로 50cm 세로 1m가 넘는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비석입니다.
제주에 큰 피해를 남긴 태풍 차바가 지나간 지난 10일이 마을 주민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비석에는 한자로 이 지역 마을인 정의면 고성리와 성산리의 앞바다를 뜻하는 글자가 새겨졌습니다.
정의면은 일제강점기인 1914년부터 1935년까지 사용했던 행정지명으로 당시 양쪽 마을 어장의 경계를 나타내는 비석입니다.
[이승훈 / 서귀포시 성산 읍장 : 일제강점기 이 지역이 정의 면으로 불렸기 때문에 당시 성산리와 고성리 간 어장 분쟁 등이 있어서 경계 구분을 위해 설치한 표석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비석 양면에는 설치시기 등의 내용을 담은 글자가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처럼 제주지역 마을별 어장을 구별하는 경계비석이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학계에서도 이번에 발견된 경계비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고된 적이 없는 어장 경계석으로 해방 이전 어장 분쟁 등 제주 수산업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권용 / 제주 해녀박물관 학예사 : (해방 이전)에도 엄청나게 어장 분쟁이 제주도 심했습니다. 연구해 볼 가치가 대단히 있죠.]
태풍 차바가 제주 수산 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남겼지만, 제주수산업 연구에 뜻밖의 선물을 안겼습니다.
KCTV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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