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꿈의 원자로'로 불리던 일본의 고속증식원자로 '몬주'가 폐로 절차를 밟을 전망입니다.
일본의 원자력 정책이 큰 전환점을 맞게 됐습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1995년 발전을 시작한 일본의 고속증식원자로 '몬주'입니다.
플루토늄과 우라늄의 혼합산화물을 투입해 발전하면 투입량보다 더 많은 재활용 핵연료를 배출해 한때 '꿈의 원자로'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3개월 만에 냉각제로 쓰이는 나트륨이 유출되며 화재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사고가 잇따라 20년 넘게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일본 정부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몬주'를 폐로하기 위한 관계 부처 간 조정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 일본 관방장관 : 몬주에 관해 현재 문부과학성과 관계 부처·기관이 연계해 정부로서의 대응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몬주는 개보수를 거처 다시 가동한다 해도 앞으로 10년간 6조 6천억 원, 폐로한다고 해도 3조 3천억 원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합니다.
가동이 멈춘 현재도 연간 2천억 원의 관리비가 들어가는 '돈 먹는 하마' 신세입니다.
일본 정부가 그동안 몬주 폐로를 쉽게 결정하지 못한 이유는 몬주 가동이 플루토늄 보유를 위한 명분이 됐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상업용 핵발전을 시작한 1960년대 이후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와 고속증식원자로 건설을 축으로 하는 핵연료 사이클 정책을 고수해왔습니다.
그런 탓에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연료를 재처리해 핵폭탄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재처리 권한을 부여받았습니다.
일본이 현재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만 10.8t 톤으로 핵탄두 1,300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이제 몬주 폐로로 재처리 권한을 잃을 수도 있어 그동안 고수해온 일본의 핵 정책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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