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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이 바로 녹림왕 관표님이시니라! 네놈들은 어서 여길 떠나고, 특히 너!"
덩치는 관표를 가리켰다.
이미 먼저 나타난 산적들이 황당하는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것은 생각도 안 한다.
"네놈은 등에 메고 있는 가죽들을 전부 내려놓고 사라져라! 목숨만은 살려 주마."
관표는 갈수록 어처구니가 없었다.
뭔 놈의 관표가 이리도 많냐?
자신도 알고 보면 관표란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물론 산속에만 처박혀 있던 관표는 육 년 동안 강호무림의 세계에 자신의 이름이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되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지금 이곳은 성도인 장안에서도 많이 떨어진, 그야말로 산골 중에 산골이었고, 비록 관도이긴 하지만 샛길에 불과했다.
거의 인적이 드문 곳으로 산적들이 업을 하고 살기에도 그다지 좋은 곳이 아니었다.
한데 이런 산속에 한 무리도 아니고 두 무리나 되는 산적들이 나타났으니 이것도 조금은 기이한 일이었다.더군다나 나중에 나타난 무리들은 지금 이 자리에 십여 명의 산적들이 자신을 포위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나타났다는 점이었다. 실력에 자신이 있든지, 아니면 모험이라도 해야만 할 정도로 궁해서 어쩔 수 사설경마사이트, 사설경마사이트 ● SunMa . mE ● 없는 상황이든지 둘 중 하나였다.
관표는 일단 사태를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덩치의 가당치도 않은 말에 장칠고의 얼굴이 거칠게 변했다.
"이런 미친놈 보았나. 여기 우리 두목님이 바로 녹림왕 관표신데, 네놈이 감히 어디를 사칭하느냐?"
장칠고의 당당한 대꾸에 덩치의 얼굴이 와락 움켜잡은 종이처럼 구겨졌다.
"뭐, 뭐라고! 이런 쳐 죽일 놈, 감히 녹림왕 관표님의 사설경마사이트, 사설경마사이트 ● SunMa . mE ● 이름을 사칭하다니, 모두 찢어 죽이겠다."
덩치가 화를 내며 어쩔 줄 몰라 하는 상황에서도 미남(?) 관표는 여전히 냉정했다.
"뭐야! 이 개밥의 맹물 같은 놈아, 감히 우리 두목님의 이름을 가지고 사기를 쳐?"
두 사람은 당장이라도 맞붙을 기세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더 이상 싸우지 못했다.
"네 이놈들, 모두 멈추어라!"
고함 소리와 함께 또다시 일단의 무리들이 나타났다.
그들의 맨 앞엔 키가 육 척 오 촌에 이르는 큰 키에 약간 마른 듯한 얼굴, 그리고 검 한 자루를 허리에 찬 인물이 서 있었다.
약간 홀쭉한 얼굴에 독사 눈, 그리고 이마에 두른 영웅건은 제법 호걸의 기풍을 느끼게 하였다.
나타난 인물은 차가운 시선으로 두 무리의 산적들과 관표를, 그리고 관표가 등에 멘 짐승 가죽을 힐끗 본 다음 다시 두 명의 가짜 관표에게 시선을 돌렸다.
"네놈들은 누구기에 감히 내 구역을 침범했느냐?"
나타난 인물들을 보며 혼란스런 표정이던 덩치와 장칠고가 다시 한번 발끈 하였다.
"뭐! 여기가 언제부터 네놈의 구역이었느냐?"
"네놈은 누군데 여길 네 구역이라고 하느냐?"
나타난 큰 키의 장한은 얼굴을 찌푸렸고, 그의 뒤에 있던 한 명의 장한이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분으로 말할 것 같으면…"
"잠깐."
장칠고가 갑자기 고함을 질렀다.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혹시 녹림왕 관표님이라고 할 참이냐?"
"그걸 어떻게…?"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모두 참혹학세 변하고 말았다.
관표가 셋씩이나 나타났으니,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었다.
진짜 관표까지 합하면 관표가 넷이나 된다.
물론 세 명의 가까 관표가 진짜 관표를 알 턱이 없으니 말이다.
세 사람은 서로를 노려보며 먼저 말을 꺼내지 못했다.
"나도 관표란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갑자기 관표가 자신의 이름을 말하지 총 사십여 명의 산도적들 얼굴이 좀 더 황당해졌다.
털러 왔더니 털러 온 놈들이나, 털려야 할 놈이나 전부 녹림왕 관표라고 하니 모두 기가 찬 노릇이었다.
진짜 관표를 제외하고 먼저 입을 연 것은 제일 처음 나타난 장비형의 관표였다.
"이 찢어 죽일 놈들! 감히 내 이름을 사칭하다니, 빨리 용서를 빌고 무릎을 꿇어라!"
그의 목소리 하나만큼은 가히 절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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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관표는 귀가 멍할 정도였고, 다른 두 패는 그 고함 소리에 기가 질린 모습이었다.정말이지 장비가 고함 하나로 조조의 대군을 물리쳤던 기개를 보는 것 같았다.
장칠고를 비롯한 그 패거리들은 아주 뿌듯한 표정으로 다른 패거리들을 둘러보았다.
상황이 조금 불리해지자 당황한 덩치가 미남형 관표를 가리키며 입에 거품을 물었다.
"허, 이 미친놈 봐라. 우리 두목님이 관표란 이름을 사용한 것은 무려 삼십 년 전 태어나면서부터이니라! 그러니 네놈보다 훨씬 선배가 아니겠는가?
네놈이야말로 솔직히 관표가 아님을 이실직고해라! 그럼 자비로우신 우리 두목님께서 목숨은 살려주실지도 모른다."
"뭣이! 이 찢어 죽일 놈, 내 이름은 우리 부모님이 지어주신 것으로…"
"우리 두목님은, 두목님의 조부님이 직접 지어주신 것이니라."
둘이 아옹다옹하는 것을 지켜보던 장신의 관표가 눈에 살기를 머금고 말했다.
"이 찢어 죽일 놈들이 감히 내 이름을 사칭해! 내 잠시 동안 세상에 안 나왔더니 산적이란 놈들은 전부 내 이름을 도용하는군. 이 기회에 모든 것을 정리해서 녹림의 기틀을 다시 만들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