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년 반환을 앞둔 용산미군기지 주변 지하수 오염실태를 조사한 결과, 발암물질이 기준치의 무려 5백80배가 넘게 나왔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가 미군 기지 내부의 오염 실태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 당장 내년 기지 반환을 앞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경국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용산 미군기지 인근, 지하수를 퍼 올리자 누런 기름이 둥둥 떠 있습니다.
시커먼 찌꺼기 같은 부유물도 떠다닙니다.
지하수를 분석해봤더니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허용치보다 무려 580배가 넘게 검출됐습니다.
[김일운 / 서울시 토양지하수팀장 : (노란) 부분이 기름이고요. 여기서 벤젠이 500배 정도 (나온 겁니다). 벤젠은 발암물질이고요.]
또 다른 기지 주변인 캠프킴에서도 기름 찌꺼기가 허용치보다 500배 넘게 나왔습니다.
보시다시피 오염이 심각할 뿐만 아니라 기름 냄새도 코를 찌릅니다.
벌써 십여 년 넘게 정화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지하수는 좀처럼 깨끗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부터 2014년까지 정화작업에만 세금 51억 원이 쓰였고 지난해에도 5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고문희 / 한국환경수도연구원 환경분석실 차장 : (벤젠 등이) 일반적으로 검출되지는 않고, 보통 휘발유 같은 오염물질이 있으면 검출되는 경향이 있고요. 성분 중에 등유나 경유에 오염돼있으면 석유계총탄화수소라는 'TPH'가 검출됩니다.]
내년에 용산 미군기지를 돌려받아 국가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지만 이처럼 심각한 오염 탓에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앞서 환경부는 미군 기지 내부 오염조사를 세 차례나 벌였지만 결과 공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측은 구체적인 오염원이 드러나지 않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YTN 이경국[leekk04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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