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여론 속 '국정교과서' 토론회...'대한민국 수립' 논쟁 / YTN (Yes! Top News)

2017-11-15 0

[앵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 역사 교과서의 앞날도 불투명해졌습니다.

교육부가 국정교과서 여론을 수렴하겠다며 토론회를 열었지만, 찬반 의견 대립으로 오히려 논란만 키웠습니다.

김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토론회가 열리는 국립고궁박물관 앞,

광복회 등 독립유공자단체 회원들은 국정 교과서 내용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박유철 / 광복회 회장 : 교육부는 대통령 비위를 맞추기 위해 온갖 꼼수를 부리고 지금까지 왔습니다. 오늘 토론회도 꼼수의 일부로…]

이어 입장을 막는 경찰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국정 교과서 핵심 쟁점인 '대한민국 수립' 표현을 놓고 토론회가 시작됐습니다.

이 표현을 반대하는 학자들은 1919년 3월 1일 이미 대한민국이 세워진 사실이 제헌국회 속기록과 헌법 전문에도 나온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시준 / 단국대 역사학과 교수 : 기미년 3월 1일에 13도 대표들이 서울에 모여서 국민대회를 열고 대한독립 민주국임을 세계에 공포하고 임시정부를 건설해 민주주의의 기초를 세운 것입니다.]

반면 '대한민국 수립'은 세계사적 흐름을 반영한 표현이라며 옹호하는 주장이 이어졌습니다.

[김명섭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나무 수'자를 쓰는 수립은 대한제국과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뿌리로 해서 나무가 세워져 다른 여러 나무들, 다른 나라들과 숲을 이루게 된 대한 주권 구현의 역사를 가장 적합하게 담아내어…]

1948년이 '실질적 건국'이라는 주장도 다시 제기됐습니다.

[강규형 / 명지대 교수 : 대한민국이 명시하듯이 그 정신과 법통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이 수립된 것이기 때문에 1919년이 정신적 건국, 1948년이 실질적 건국으로 얘기하면 어떤가…]

토론자들의 설전에 이어 방청석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팽팽한 의견 대립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역사 교과서 국정화 자체를 반대해온 시민단체들은 즉각 폐기를 주장하며 국회에서 별도의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국민과 학계의 의견을 듣겠다며 교육부가 마련한 학술토론회,

결국, 여론 수렴보다는 입장 차만 재확인한 자리로 마무리됐습니다.

YTN 김지영[kjyo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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