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WBO 세계 챔피언에 오른 이은혜 선수가 방어전도 치러보지 못하고 타이틀을 박탈당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후원자를 찾지 못해 타이틀 방어전이 수차례 연기되면서 일어난 일인데, 한국 복싱의 침체기가 좀처럼 헤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상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9월 태국 선수를 누르고 WBO 세계 챔피언에 오른 이은혜 선수.
프로에 입문한 지 4년 만에 세계 정상에 올랐지만 최근 타이틀을 박탈당했습니다.
올 초부터 7차례나 타이틀 방어전이 계획됐다가 연기되기를 반복하면서 시합을 치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체중을 감량하고 매일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왔던 터라 허탈감은 더 큽니다.
[이은혜 / 前 WBO 라이트플라이급 세계챔피언 : 주변에서 응원도 많이 해주셨고 많이 도와주셨는데 그분들한테도 죄송해요. 어떻게 이룬 산인데 이걸 한순간에 잃어버릴 수 있나 생각됐고….]
체육관 측은 시합을 주최했던 프로모터를 상대로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변교선 / 대전복싱클럽 관장 : 시합이라는 것을 해봤으면 괜찮은데 시합도 못 해보고 벨트를 박탈당한 게 원망스럽고 후회스럽습니다.]
마땅한 후원자를 찾지 못한 국내 프로 복싱의 열악한 현실이 발목을 잡은 겁니다.
이은혜 선수는 챔피언 타이틀을 박탈당한 아픔에도 여전히 링 위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습니다.
다음 달 일본과 호주 선수가 이은혜 선수가 갖고 있던 챔피언 벨트를 걸고 시합을 벌입니다.
이은혜 선수는 이 시합의 승자에게 도전해 챔피언 벨트를 찾아올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한국권투위원회 관계자 : 최소 7~8천에서 1억 들어가야 하는데 그 돈이 마련이 안 되면 하기 힘들겠죠.]
한때 세계를 주름잡았던 한국 복싱이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세계 타이틀까지 뺏기면서 좀처럼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은혜 / 前 WBO 라이트플라이급 세계챔피언 : 꼭 1차 (방어전) 해서 저를 다시 한 번 증명해보겠다고 말씀을 드린 기억이 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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