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산 도시철도에 출퇴근 시간대 여성만 타도록 배려한 칸이 등장했습니다.
여성 전용칸은 이전에 다른 지역에서 시도된 적이 있지만, 역차별 논란 등이 일면서 모두 무산 됐는데, 이번에 부산에서는 어떨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퇴근 시간 도시철도 타는 곳.
여성 배려 칸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는 안전문이 열리자 남녀 승객이 뒤엉켜 타고 내립니다.
부산교통공사가 출근 시간인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 퇴근 시간인 저녁 6시에서 8시 사이에는 여성들만 탈 수 있게 배려하려고 만든 칸인데 첫날이어서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류제광 / 부산 용호동 : (여성 배려 칸 표시를) 처음 봐서 저는 어떤 곳인지 생각 못 했습니다.]
그래도 알고 나서는 이런 칸이 생긴 걸 반기는 승객이 많습니다.
[박기석 / 부산 남산동 : (남자라고) 기분 나쁠 것은 없습니다. 그게 원칙 아닙니까? 여자와 남자를 분리해서 예의를 지키며 살아가는 게 좋죠.]
그중에서는 배려의 방향이 잘못됐다는 충고도 나옵니다.
[문예인 / 부산 온천동 : (모든) 여성을 배려하는 것보다 아이와 엄마가 같이 타는 칸을 조금 더 배려해서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홈페이지는 거친 항의 글로 도배되다시피 했습니다.
마치 남성이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 같아 불쾌하다는 겁니다.
부산교통공사는 여성 고객이 겪어온 불편을 다소나마 해결하려는 시도로 이해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김정권 / 부산교통공사 영업처장 : 임산부, 영유아 동반 여성에 대한 배려 문화 조성과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된 여성 대상 성범죄 예방을 위해….]
이미 역 성차별 논란 등으로 다른 지역 도시철도에서 모두 무산된 여성 전용칸.
부산에서는 석 달을 시범 운영하며 다양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정식 운영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초기의 혼란은 시간이 해결해 줄 수도 있지만, 제도 자체에 대한 승객 불만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승객들을 어떻게 설득해가 나가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최초의 정착 사례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무산 사례로 기록될지가 갈릴 전망입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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