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선 영조시대 고령의 전·현직 관리들의 연회 장면이 280여 년 만에 재현됐습니다.
충북 청주시 망선루에서 펼쳐진 이번 행사는 충북 유형문화재 제110호로 지정된 '이원기로회계첩'을 토대로 마련됐습니다.
이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갓을 쓰고 도포를 차려입은 노인 21명이 둥그렇게 둘러앉아 있습니다.
뒤편으로는 병풍이 쳐져 있고, 사람마다 앞에는 음식이 차려진 소반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조선 시대 궁중음악과 무용에 관한 일을 담당하는 관청인 장악원에서 열린 기로회, 이른바 70살 이상 원로 대신들로 구성된 모임을 기념하기 위한 '이원기로회계첩'입니다.
1730년에 제작된 가로 46.8㎝, 세로 33.2㎝의 이 그림을 바탕으로 전주이씨 수도군파 종회가 280여 년 만에 당시 전·현직 관리들의 연회를 재현했습니다.
[이종선 / 전주이씨 수도군파 정보공종회 회장 : 옛날 임금님께서 서울 장악원에서 베풀어 준건데 현직 관리와 퇴직 관리 65세 되신 어른들한테 나라에서 베풀어 준 겁니다.]
'이원기로회도'는 당하관급 관리들의 사적인 기로연을 그린 그림으로, 국가 원로 관료들의 기로회와는 다른 특징이 드러납니다.
정자 안 오른쪽에는 처용무가, 왼쪽에는 기녀들의 춤인 '포구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춤은 일반적인 연회에서는 볼 수 없는 궁중무용의 일종으로 사적인 연회에 등장한 경우는 이례적입니다.
[곽명희 / 청주시 수곡동 : 300년 전에 있었던 기로연 잔치를 실제 고증을 통해서 실제 재현을 했다는 게 굉장히 뜻깊은 것 같습니다.]
정자 바깥 아래쪽에는 악사와 악공들을 물론 연회를 구경 온 사람들이 묘사돼 있습니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조선 후기 풍속화를 보여 주는 듯합니다.
[김정희 / 문화유산활용연구원장 : 후손들에게 교육적인 자료로써 널리 쓰이고 그다음에 300년 전의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종합적인 자료로 쓰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18세기 전반기 기록화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이원기로회도'.
조선 전·현직 관리들의 연회 재현행사를 통해 당시 생활상과 문화를 체험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고 있습니다.
YTN 이정우[ljwwow@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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