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겉은 대추 모양인데 뒤집으면 사람 귀를 닮은 대추귀고둥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멸종위기로 지정된 희귀생물인데, 한려해상 국립공원에서 집단서식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양시창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바닷물이 빠져나간 경남 남해의 갯벌.
갯잔디 사이로 대추 모양을 한 고둥이 군데군데 모여 있습니다.
언뜻 보면 대추처럼 보이지만 이렇게 뒤집으면 하얀 몸통이 살아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부 갯벌에서만 서식하는 멸종위기 2급 생물 대추귀고둥입니다.
껍질의 겉은 대추, 주둥이 쪽은 사람 귀 모양을 한 희귀 생물입니다.
국립공원에서 집단 서식지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같은 지역, 뻘밭에 뚫린 손가락만 한 구멍에서 이번엔 흰발농게 수십 마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자기 몸통만 한 한쪽 집게발을 휘두르며 힘을 과시하지만, 약간의 진동만 느껴져도 순식간에 집으로 숨어버리는 겁쟁이입니다.
이 지역을 주름잡는 갯게도 등장했습니다.
흰발농게보다 몸집도 크고 훨씬 사납습니다.
하지만 둘 다 지난 2012년과 2005년 각각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됐습니다.
멸종위기로 내몰린 대추귀고둥과 흰발농게, 갯게는 모두 바다와 뭍이 만나는 연안 지대에 사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질척한 갯벌과 마른 모래 토질이 섞여 있는 곳에서만 서식하는 특성이 생존에 위협 요인이 됐습니다.
해안 개발로 서식지가 확 줄어든 겁니다.
[김한진 / 국립공원관리공단 : 연안 개발이라든지 방파제 건설 때문에 연결축이 끊어짐으로써 갯벌 최상부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흰발농게나 갯게, 대추귀고둥 같은 멸종위기종들이 서식환경이 굉장히 악화해서….]
국립공원은 지역 주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멸종위기종들이 함께 사는 갯벌 보전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YTN 양시창[ysc0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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