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경마 랄 만한 소리를 외쳤다.
"자, 이제 추혼수라 왕 대협이 솜씨를 보여주실 때가 왔
습니다!"
잠시 조용했던 소요문에 다시 우레 같은 함성이 가득 찼
다. 북리단이 등장했을 때보다 더 우렁찬 함성소리였다.
군웅들의 놀랄 만한 반향에 북리단이 흠칫 놀라고 있을
때, 왕삼이 분연히 몸을 일으켰다.
왕삼은 주저하지 않고 연무장 위로 올라갔다. 드디어 현
재 무림에서 일약 태풍의 눈이 된 고수의 솜씨를 보게 된
군웅들은 바짝 긴장한 표정이 되었다. 왕삼은 천천히 넓은
연무장을 가로질러갔다.
이 연무장은 근처의 소요외각 건물보다 약 20여 계단 높
은 곳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그 한켠에는 상징적인 조각
물인 양 거대하고 넓적한 바위 하나가 놓여 있다. 무려 높
이가 5장에 둘레가 1장 반이나 되는 이 바위는 단단한 화
강암 재질의 묵옥석(墨玉石)이다.
연무장은 마름모꼴로 땅 속 깊이 박혀 있어 제법 위용이
대단했다.
왕삼은 바위로부터 약 3장을 떨어져 서더니, 문득 번개
처럼 양 손을 한 번 휘둘렀다가 멈췄다. 사람들은 바위에
무슨 변화라도 생길까 기대하며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런데 두고 보아도 아무 일이 없는 게 아닌가.
사람들이 의아해서 웅성거리고 있을 때, 난데없이 매운
가을바람이 연무대로 휫, 불어닥쳤다.
그러자 놀랍게도 바위 한쪽이 무너져 니래면서 모래알
같은 파편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군웅들은 놀라 한동안 말을 잊고 있다가 일제히 시끄럽
게 함성을 내질렀다. 요란한 에이스경마예상지 ● T119.Me ● 박수소리가 에이스경마예상지 ● T119.Me ● 연무장을 가득
채웠다.
자세히 보니 왕삼은 단지 바위를 부순 것만이 아니었다.
울퉁불퉁했던 바위가 매끄럽게 잘려나간 자리에 무려 세
치 깊이의 손자국이 36개나 찍혀 있었다.
단 한 호흡 사이에 보여준 이 묘기에 모두들 탄성을 금
치 못했다. 또한 예리하게 파인 36개의 손자국은 꼭 예술
품을 보는 듯한 착가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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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를 받으며 왕삼이 자리로 돌아올 때, 고죽수 매진헌
이 무릎을 치며 한탄했다.
"노부도 장법으로 이름깨나 날린 사람이지만, 오늘 왕
대협을 보고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왕삼은 웃으며 대답했다.
"작은 기연을 에이스경마예상지 ● T119.Me ● 만나 제가 보잘것 없는 재주를 얻기는 했
지만, 어찌 수십 년을 고련한 선배님들만 하겠습니까?"
무영취개 종진이 껄껄 웃었다.
"예끼! 왕 대협은 지금 우리보고 수십 년 간 헛수고만
했다고 놀리는게 아니오? 하하하..."
그의 악의 없는 농담에 사방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왕삼이 보여준 탁월한 무예는 강호 군웅들의 사기를 크
게 북돋워주었다. 그들로서는 이런 절정의 고수들과 함께
싸운다는 것 자체가 영광으로 느껴졌다.
비무가 모두 마무리되자 남궁명이 다시 일어서서 큰 소
리로 에이스경마예상지 ● T119.Me ● 외쳤다.
"여러 형제님들! 저희 아버님의 구순 잔치를 빛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런 뜻에서 제가 남궁세가의 이화녹
차(梨花綠茶)를 한 잔씩 대접하려고 하니, 빠짐없이 드시
고 품평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화녹차라는 말에 사람들의 안색이 환하게 밝아졌다.
한 잔만 마셔도 피로가 풀리고 피가 맑아진다는 이 명차
는 유명한 남궁세가의 특산품이다.
군웅들은 박수를 치며 그의 말을 반겼다.
고검 북리단이 일어나서 남궁신기와 남궁명을 향해 포권
을 취했다.
"두 분 대협이 강호를 위해 이토록 애쓰시니, 이 늙은이
가 강호 동도들을 대표해서 인사드리겠습니다.'
남궁신기가 호탕하게 웃으며 답례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노부가 오성이란 지위에 오르고서
오늘 처음으로 걸맞는 일을 해보는 건데요."
그의 가벼운 농담에 여기저기서 다시 웃음이 터져 나왔
다.
나이로만 따진다면 남궁신기는 무림맹 오성 중 수위를
차지한다. 그러나 무림이란 곳이 원래 나이로 배분이 결
정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평소 나이 문제 때문에 남궁신
기를 대하기가 껄끄러웠던 북리단은 그가 의외로 대법하
게 나오자 다소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렇게 서로 공치사를 하는 동안, 사준환과 종진은 문득
한 가지 일을 떠올리고 동시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사준환은 사형인 태극천검 동빈의 비보(悲報)를 전해 듣
고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늘 그의 그늘에 가려 일신에 갖춘 무공만큼 강호에서 대
접을 받지 못했던 사준환이었지만 그래도 사형의 죽음은
슬픈 일이었다.
'사형, 그렇게 허무하게 돌아가시다니...'
사준환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당장 복수를 결행하고 싶었지만 상대가 삼태상의 하나인
혈영마제인지라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행히 첩보에 따르자면 동빈의 사체가 발견된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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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무영은 자취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 아직 종무영은 소요문에 도착하지 않은 걸까.
그의 사제인 종진은 바짝바짝 애간장이 탔다.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