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마 그제야 마음이 놓인 종진이 핀잔을 주었다.
"에이, 도사가 악몽을 꾸다니, 이거야 참....."
면박을 당한 사준환은 얼굴이 붉어져 슬쩍 눈길을 밤하
늘로 향했다. 머지 않아 새벽의 미몀이 비춰질 캄캄한 밤
하늘에 별똥별 하나가 길게 꼬리를 물고 사라지고 있었다.
그의 얼굴이 다시 심각하게 굳어졌다.
'사형, 설마....'
종진도 그의 눈길을 따라 별똥별을 목격했다. 불길한 예
감이 스치는 건 종진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는 갑자기 목
이 타는 듯 허리에 차고 있던 호리병을 풀어 벌컥벌컥 술
을 들이켰다. 향기로 보아 최소 10년 이상은 숙성시킨 죽
엽청 같았다.
문득 사준환은 자유롭고 언제나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종진이 부럽다고 생각이 들었다. 속이 탈 때 들이키는 술
맛이 어떤지 궁금하기도 했다.
"허허, 도우 참 맛나게도 마시는구려."
"에잉, 도우라니 내가 어디 도사인가? 술맛 떨어지게시
리. 아무튼 여기서 청승맞게 서 있지 말고 빨리 갑시다.
모두들 기다릴 텐데."
말을 하며 종진이 앞장서자 사준환 또한 그 뒤를 따랐
다. 엄습해 오는 한 가닥 불안을 가슴속에 감추고 걸어가
는 사준환의 걸음이 왠지 무거워 보였다.
남궁천기는 철산에게 당한 망신이 자꾸 떠올라 밤새 온라인경정사이트 ▷T119.ME◁ 잠
을 이루지 못했다.
'그냥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자!'
그는 억지로 패배를 합리화하고, 두 번 세 번 스스로에
게 다짐했다.
그리고 은근히 복수를 권유하는 부하들에게는 그런 인간
말종은 더 상대할 필요가 없다고 둘러댔다.
절대 자신의 무공이 약해서 피하는 게 아니라는 핑계도
덧붙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하들은 별로 믿는 눈치가
아니었다.
물론 남궁천기 자신도 생각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달려가
철산과 끝장을 보고 싶기는 했다. 하지만 솔직히 망신은
한 번으로 족했다. 그는 적어도 자신과 철산의 무공 격차
만은 인정하지 않을 온라인경정사이트 ▷T119.ME◁ 수 없었던 것이다.
새벽부터 온라인경정사이트 ▷T119.ME◁ 취의청으로 향하는 그의 온라인경정사이트 ▷T119.ME◁ 좌우에는 십여 명의
천룡대 대원들이 바짝 붙어서 호위를 했다. 그들의 걸음
걸이는 제법 위풍당당했지만 속으로는 꽤나 사기가 꺾여
있었다.
대장인 남궁천기가 그렇게 호되게 당한 뒤로는, 전처럼
오만하게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니지 못했다.
특히 철산의 그림자만 나타나도 저승사자를 본 듯 꽁무
니를 뺐고, 질풍금룡대와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무림
맹 안에 천룡대가 설립된 뒤로 처음 있는 창피스러운 일
이었다.
남궁천기의 지위를 믿고 세상이 모두 자기들 것인 양
거들먹대던 대원들도 이제 천살마곤과 추혼수라의 위명
앞에서는 전혀 맥을 추지 못했다.
지금 남궁천기는 속으로 무척 불안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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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산, 그놈하고 재수 없게 마주치면 어쩐다지?'
다행히 이번 회의에는 무림맹의 주요 인사들만 모인다
고 하니 철산이 나타날 일은 없었다. 하지만 전날 워낙
호된 꼴을 당한 남궁천기는 여전히 마음을 놓지 못했다.
그들이 취의청 앞에 막 다다랐을 때였다. 돌연 앞쪽에서
걸어오는 두 사람의 온라인경정사이트 ▷T119.ME◁ 모습이 눈에 띄였다. 그들은 온라인경정사이트 ▷T119.ME◁ 한 쌍의
청춘남녀였는데 그들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남궁천기와 천
룡대 대원들의 입이 딱 벌어졌다.
'천하제일의 미녀란 미녀는 다 본 나이거늘...'
남궁천기는 자기 눈을 의심하고 있었다. 그는 일찍부터
무림삼봉과 교분을 가졌고 산동제일미 송청도 얼마전에
만났다. 그리고 강호 기루에서 명성이 자자한 항주제일기
(抗州第一妓), 강남제일기(江南第一妓), 강북쌍미(江北雙
美) 등도 모두 만난 적이 있다.
'아무도 이 여인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의 눈앞에 선 미녀는 비록 망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
지만 온몸에 흐르는 고귀하고 도도한 기품, 약간 큰 온라인경정사이트 ▷T119.ME◁ 키에
길고 날씬한 다리, 게다가 무엇으로도 비유할 수 없는 아
름다운 눈빛이 그의 넋을 빼 놓았다. 지금까지 어떻게 하
면 송청이나 온라인경정사이트 ▷T119.ME◁ 모용소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까 고심하던
남궁천기는 순식간에 그런 생각을 잊어 버렸다.
그는 재빨리 앞으로 나서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았다.
남녀는 담담한 시선으로 그를 쳐다보았는데 전혀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남궁천기는 혹시나 해서 힐끗 남자 쪽을
바라보고는 속으로 끌끌 혀를 찼다.
'이런 놈이 감히 미인과 동행하고 있다니....'
그 남자는 비록 검을 차고 있긴 했지만 그저 그런 청강
검에 불과했다. 그리고 허여멀건한 얼굴과 백의 차림으로
봐서는 무사라기 보다는 문사 쪽에 가까운 듯했다. 누가
봐도 절세미인의 짝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아마 하인이거나, 아니면 호위무사쯤 되겠지.'
그는 그렇게 단정을 내리고는 일부러 호탕한 웃음을 터
뜨리며 말을 건넸다.
"하하, 낭자 처음 뵙겠습니다. 소생은 천룡옥면신도 남
궁천기라 합니다."
그는 일부러 자신의 화려한 별호를 곁들여 스스로를 소
개했다. 그 미녀도 검을 차고 있으니 자신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남궁천기는 미녀
옆에 선 남자는 아예 무시하고 있었다.
"남궁 소협이셨군요. 그런데 제게 무슨 일이신지요."
의외로 담담한 그녀의 목소리에 남궁천기는 당황했다.
지금까지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