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예상가 딸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 역시 어젯밤의 악몽이 생각나는지 말
을 잇지 못하고 부르르 떨기만 했다.
결국 답답함을 참지 못한 이자수는 그녀들이 붙잡혀 있던 곳의
장소를 들은 뒤 병사들을 이끌고 그곳으로 향했다.
이자수와 병사들이 도착한 곳은 혜신현의 외곽에 위치한 한적한
야산이었다. 야트막한 야산 뒤 사람들의 눈에 잘 안 띄는 곳에
폐가가 있었다.
이자수는 병사들을 앞세워 폐가 안으로 들어갔다.
"우ㅡ웩!"
"아~!"
갑자기 앞장선 병사들이 구역질을 했다. 평소에 기강이 잘 잡힌
신혜현의 군사들이 이런 모습을 보이다니. 그러나 이자수 역시 안
쪽의 상황을 본 순간 병사들과 마찬가지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
다.
"어...떻게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이가 덜덜 떨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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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폐가 안의 상황은 끔찍했다. 마치 바위에 짓이겨진 듯한
시신과 함께 여러 조각으로 동강 난 시신들이 뒤엉켜 있었다. 거
기에 바닥을 흥건히 적신 붉은 피라니... 지옥의 아수라도가 재현
돼 있었다.
"우ㅡ욱!"
결국 이자수는 치밀어 오르는 욕지기를 참지 못하고 밖으로 뛰
어 나왔다. 그는 밖으로 나와 한참을 헛구역질을 했다.
그는 그렇게 한참을 웩웩거리다 겨우 입을 닦으며 인터넷경륜사이트 ◐ T 119 . ME ◑ 자리에서 일
어났다. 그의 눈이 풀려 있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전설처럼 떠돌
아 다녔던 이야기의 한 조각을 겨우 끄집어냈다.
"설...마 전장의 귀신이 다시 돌아왔다는 말인가?"
오래 전부터 국경지역에서 전설로 떠도는 싸움 귀신의 이야기.
커다란 전쟁이 일어나면 반드시 그가 나타났다. 전쟁터의 귀신
이... 시대가 흐르고 전장이 바뀌어도 그들은 반드시 나타났다.
비록 시대에 따라 인물은 달랐지만 그들을 부르는 호칭은 단 하나
였다.
"명왕! 전장의 인터넷경륜사이트 ◐ T 119 . ME ◑ 왕이 다시 이땅으로 돌아온 것인가?"
그렇게 기억되고 있었다.
엄연한 왕이 존재하고 있는 이 땅에 또 다른 왕으로 군림하는
존재. 국가의 움직임에 숨죽이던 다른 은자들과 달리 전쟁터에
태어난 파괴의 군주. 감히 스스로를 왕이라 칭하는 존재를 장수
들과 병사들은 외경의 시선으로 우러러 보았다. 반역자로 삼족을
멸해도 모자랄 존재를 향해. 그만큼 그의 존재감은 그들의 가슴속
깊은 곳에 화인으로 깊에 각인돼 있었다.
한 번 움직이면 반드시 피바람을 부르고, 물러섬이 없다. 그가
지나간 곳에는 반드시 길이 생겼다. 피로 이루어진... 적이 몇이
든, 상황이 어떻든 그는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 전장에서 생겨난
광기의 생명체. 때문에 은자들을 탄압할 순 있어도 감히 그에게
칼을 들이밀 수는 없었다. 그는 그런 존재였다.
"분...명 명왕이 인터넷경륜사이트 ◐ T 119 . ME ◑ 틀림없다. 그가 아니면 누가 이런 지옥도를 만
들겠는가?"
폐가 안에서 나뒹굴고 있는 시신들은 분명 그를 압박하던 귀원
사의 중들이 틀림없었다. 은자들도 두려워하는 존재를 혼자서 그
렇게 도살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명왕뿐이었다.
"명왕이 나타났다는 것은 난세가 도래했다는 말인가?"
그가 움직이면 반드시 난세가 도래한다. 아니 난세에는 반드시
그가 나타난다. 그들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
이자수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자신은 어젯밤 명왕을 바로 눈앞에서 대면한 것이다. 그러고도
살아있다니. 그는 자신이 정말 살아있는 것인지 목을 더듬었다.
이자수는 폐가를 돌아보며 중얼거렸다.
"허~,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명왕이 다시 세상에 나왔으니 혈우
가 천하를 뒤덮겠구나."
허공 가득 뒤덮여 있는 검은 구름이 불길하게만 느껴졌다.
후드득!
가뜩이나 흐려있어 설마 했는데 오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
다.
무이는 신기한 눈으로 자신이 입고 있는 도롱이를 만졌다. 무이
뿐 아니라 신황과 신원, 홍염화마저도 무이와 똑같은 도롱이를 입
고 있었다. 거기에 커다란 삿갓을 쓰니 억수같이 쏟아져 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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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안으로 새지 않았다. 물론 축축한 느낌은 있었지만 이 정도
만 해도 어딘가?
무이가 신기해하자 신황이 입을 열었다.
"도롱이는 띠[芽草]나 그와 비슷한 풀, 볏짚, 보릿짚, 밀짚 등
으로 만든다. 안쪽은 재료를 촘촘하게 고루 잇달아 엮고 거죽은
풀의 줄거리를 아래로 드리워서 만들기에 빗물이 겉으로만 흘러내
리고 안으로는 스미지 않는다. 때문에 인터넷경륜사이트 ◐ T 119 . ME ◑ 이렇게 비가 오는 날 무척
이나 효과적이다."
"풀을 엮었는데 비가 스며들지 않다니 정말 신기해요."
신황의 설명에도 무이는 여전히 신기한 표정이었다. 그 모습에
일행은 웃음을 지었다.
그들은 혜신현의 외딴 곳에 숨어 있던 귀원사의 밀승들을 죽인
뒤 남하하는 중이었다. 신황과 신원이 난입한 지 얼마 안 돼 폐허
에 숨어 있던 귀원사의 밀승들을 모두 토벌했다. 그리고 그들은
몇 가지 중요한 정보를 얻었다. 때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