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인경정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런데 여긴 어인 일이신지요?"
그녀의 가벼운 물음에 묵호는 다시 서운한 감정이 드는 것을 느꼈다.
그 말이 그렇게 서운하게 들린다.
"내가 여기에 온 것은…"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백리소소는 묵호의 말을 막은 후, 대과령과 자운 등을 돌아보고 말했다.
"제 가족과 연관이 있는 분이십니다. 아마도 제가 걱정되어서 오신 것 같습니다. 사설경이트 ● T119.Me ● 잠시 이분들과
이야기를 좀 하고 오겠습니다."
자운과 대과령이 괜찮냐는 표정으로 백리소소를 보자, 백리소소는 미소로 대답을 대신하고 묵호와
함께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앞장을 서서 걷고 있는 백리소소의 모습은 다소곳했지만, 어떤 단호함 같은 것이 어려 있었다.
묵호는 그 기세에 압도당하는 기분이었다.
어떤 고수 앞에서도 위축되지 않았던 묵호가 여린 백리소소의 단순한 분위기에 위축된 것이다.
말을 걸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라 묵호와 복면인은 숨을 죽인 채 그 뒤를 따르기만 하였다.
분위기 하나로 절대고수인 묵호를 다루는 그녀의 사설경이트 ● T119.Me ● 모습은 새삼 놀랍기도 했지만, 더욱 신선한 매력으로 빛나고 있었다.
묵호는 스스로 당하는 처지이면서도 그 매력 앞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반 각 정도를 걸어 어느 정도 외진 곳까지 오자 백리소소가 묵호를 향해 돌아섰다.
"여길 어떻게 찾으셨나요?"
묵호의 안색이 가볍게 굳어졌다.
첫 물음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대답을 안 할 순 없었다.
"어쩌다 보니 찾을 수 있었습니다. 굳이 소소 낭자가 사설경이트 ● T119.Me ● 아니라도 녹림왕 관표는 전 무림의 표적이 되어 있습니다."
표적이라는 말에 힘을 주면서 이곳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백리소소에게 전하려 하였다.
그러나 백리소소는 그의 노력을 간단하게 무시하며 말했다.
"좋아요. 어떻게 나를 찾았는지 묻지 않겠습니다. 먼저 제 비밀을 지켜주신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백리소소의 말에 묵호는 다시 한 번 흠칫하였다.
비밀을 지켜주고 싶어서라기보다는, 그들이 아직 백리소소의 정체를 모르고 있는 것 같아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것이 작더라도 백리소소에게 호감을 주었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었다.
"그들도 모르는 것 같아 말하지 않았을 뿐이오."
"결과적으로는 저의 비밀을 지켜준 셈입니다. 그 점을 다시 한 번 사설경이트 ● T119.Me ●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묵 공자님께 부탁이 있습니다."
묵호가 백리소소를 본다.
"오늘 이후로 저를 찾지 말아 주십시오. 그리고 제가 여기 있다는 것을 그 누구에게도 사설경이트 ● T119.Me ● 말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묵 공자님과 저는 인연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묵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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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리소소의 말은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이었다.
다른 것은 다 받아들일 수 있지만, 다시 찾지 말라는 말과 인연이 없다는 말은 인정할 수 없었다.
그녀를 잊고 삭여내기엔 그의 감정이 너무 깊었고, 자존심이 너무 상한다.
겨우 산 도적 사설경이트 ● T119.Me ● 따위에게 사랑하는 여자를 빼앗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 나는 엄연히 양가 어른들이 약속한 당신의 약혼자입니다."
"나의 뜻은 아니었습니다. 나는 이미 여기서 나의 부군을 만났고, 나는 그분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일생 동안 지금처럼 행복한 적이 없었습니다."
묵호는 그 말에 큰 충격을 받았지만 의연한 표정을 잃지 않고 백리소소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자가 녹림왕 관표란 자입니까?"
백리소소가 미소를 지으며 당당하게 말했다.
"맞아요. 밖에서는 그렇게 부르나 봅니다."
묵호는 자신도 모르게 두 주먹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지만, 스스로를 자제하며 담담한
표정으로 백리소소를 설득하려 하였다.
"가당치도 않은 일입니다. 관표는 산도적입니다. 낭자의 가문은 정파의 태두라 할 수 있는
백리세가입니다. 세상이 비웃을 것입니다."
"틀에 맞춘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 나는 나일뿐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내 스스로 할 뿐입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나의 의지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따를 뿐입니다. 그리고 결과가 나쁘다면 그 역시 나의 탓일 뿐입니다."
백리소소의 말은 다시 한 번 묵호의 가슴에 큰 상처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강호제일공자란 말은 결코 헛소문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그런 묵호를 보는 백리소소의 표정 역시 흔들림이 없었다.
"그건 이상일 뿐입니다. 이제 현실적인 문제가 대두되면…"
"단언하건대…"
그녀의 표정이 엄숙해지며 묵호의 말을 중간에서 끊었다.
그녀의 몸에서 다시금 상대를 사설경이트 ● T119.Me ● 압도하는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그러나 이번엔 그것을 받아내는 묵호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이제까지 백리소소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그녀에게 많은 양보를 했지만, 이젠 더 이상 양보만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그의 모습에 떠올라 있었다.
백리소소는 묵호의 기세와 표정을 보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였다.
'여기서 꺾어놓지 않으면 앞으로 포기하지 않을 것 같구나.'
그녀는 속으로 결심을 하곤 자신의 기세를 감추지 않았다.
더군다나 사설경이트 ● T119.Me ●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우습게 보는 묵호를 용서할 수 없었다.
묵호는 그녀에게 이런 모습이 있을 줄은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