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평해전]과 [극비수사] 그리고 [소수의견] 등 한국영화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펴고 있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와 [쥬라기 월드]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맞서서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활기를 띄는 모습인데...올해 상반기 영화와 극장가를 돌아보고 하반기를 전망해보는 시간을 갖겠다. 자세한 소식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와 함께 알아보자
Q) 올해 상반기 영화를 돌아볼 때 가장 확연했던 흐름이 있었던 것 같다. 간단히 설명한다면 어떨까.
A) 한국영화의 침체, 그리고 외화 대작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 몇 년 동안 한 해 두 편씩이나 1000만 관객을 등장시키고 또 점유율 면에서도 외화를 압도할 만큼 한국영화가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이른바 대박 흥행은커녕 300만 이상 관객을 모은 이른바 중박 영화가 몇 편 되지 않았다. 또 한국영화 관객수도 지난해보다 2.7% 줄어들었다. 반면에 외화는 블록버스터들의 잇단 흥행이 극장가 관객을 이끌면서 한국영화의 침체 상황과는 뚜렷하게 대비를 이뤘다. 관객수에서도 불과 0.6%가 줄어드는 데 그치면서 한국영화 점유율을 42.5%로 떨어뜨렸다. 한국영화의 이런 점유율은 2009년 이후 역대 가장 낮은 수치이다.
Q) 어떤 영화가 흥행했나.
A)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하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최고 흥행작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로 1천49만여명을 동원했다. 뒤이어서 [킹스맨] [쥬라기월드] 등이 400만 이상 관객을 불러들였다. 여기에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나 [분노의 질주-더 세븐] 등 대작들도 300만명 이상 관객을 동원하면서 올해 상반기 외화의 흥행세를 이끌기도 했다.
Q)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일까. 상당한 흥행세를 나타냈다.
A)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1000만 관객을 넘기면서 그 흥행 파워를 과시했는데...특히 지난해 서울을 비롯해서 한국에서 일부 장면을 촬영하면서 기대감을 더욱 키우기도 했다. [어벤져스]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시리즈물이기도 한데...시리즈 자체에 대한 관심과 함께 한국 촬영분량이 영화 속에 어떻게 담겼는지에 대한 호기심도 크게 작용했다. 이에 앞서서 2월에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가 개봉했고 5월에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가 관객을 만나면서 흥행에 성공했는데...특이한 것은 두 영화가 개봉 이전엔 흥행 기대감이 크지 않았다는 작품이었다는 점이다.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는 스파이 혹은 첩보물에 대한 신선한 시선과 기획력 그리고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시리즈에 대한 관심과 함께 긴장감 넘치는 액션영화의 모범이면서도 세상을 바라보는 철학적 시선에 대한 평가까지 받으면서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Q) 하지만 한국영화는 300만 관객을 넘긴 영화도 드물었는데..
A) 그렇다. 흥행 톱 10을 따져보면 지난해 12월 개봉해서 올해 초까지 상영된 [국제시장]을 제외하면 한국영화는 10위권에서 세 편에 불과하다.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과 [스물]이 300만 관객을 넘어서면서 10위권 안에 들었다. 여기에 지난달 개봉한 [극비수사]가 233만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면서 10위를 차지했다. 물론 [강남 1970]과 [악의 연대기]가 200만 관객을 넘기면서 손익분기점을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같은 기간 [수상한 그녀]를 비롯해서 [역린] [끝까지 간다] [표적] 등이 10위 안에 들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특히 지난해 [수상한 그녀]의 경우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보다 두 배 이상 더 많은 관객을 모았다는 점에서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의 침체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Q) 한국영화의 침체 요인은 뭘까.
A) 전략과 기획의 실패가 아닐까 한다. 앞서 말씀드린 외화들이 크게 흥행하는 가운데서도 이에 맞서는 한국영화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로 4월23일 개봉한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맞붙은 한국영화는 제작비 4억원의 [약장수]가 유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