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빈자가시라면 아마도 책만 눈여겨보실 것 같은데······.” 민화는 어쩐지 절로끄덕여졌다. 그래서 깊은 한숨과 함께 중얼거렸다.≤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내 몸에 붓으로 글을 새겨 넣으면 서방님께서 날 찾아주실까? ≤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글들이 보고 싶어 옷고름을 풀어주지 않으실까?” “먹물 지우려면 고생하실민화는 민상궁을 쌜쭉하니 쳐다보았다. 입을 삐죽하는데 ≤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눈물도 삐죽거리며 나올 것 같았다. 염이 너무도 보고 싶었다.아무것도 안하고 둘이만 꼭 붙어있으면≤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따로 없을 것 같은데, 염은 책과 더불어 있는 것이≤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무릉도원이라 여길 것이 분명했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서안 서랍에서 붉은색의 화려한 궁낭(宮囊, 향낭, 주머니, 노리개 등의≤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한꺼번에 한 복주머니의 일종)을 꺼냈다. 이때까지 지겨워 하품을 참던눈이 번쩍 뜨였다. “공주자가, 뭐, 뭐하시려는?” “서방님이 독서삼매경에 빠져아내가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만 모양이시다. ≤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지금 당장 가서.” “아니 되옵니다!” 민상궁은 당황하여 팔을 펼치고≤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방문을 막아섰다. 그리고 옆에서 같이 지겨워하고여종에게 말했다. “넌 어서 저쪽 문을≤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절대 비켜드리면 안 된다. 공주자가! 체통을 지키시옵소서. 이 시간에여인이 사랑채에 드는 것은 절대 ≤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되.” “그놈의 체통! 체통! 민상궁이 눈 떠서 지금까지 체통이란≤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몇 번 했는지 아느냐? 비켜라!” “공주자가, 제발. 조금만 더≤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보시오소서.” “안 비키면 소리칠 테다! 어머님 귀에 다 들리도록가고 싶다고 크게크게 소리쳐 버릴 테다!” 이 막무가내의 공주에민상궁은 옆으로 비키며 힘없이 주저앉고 말았다.≤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그럼 아랫것들한테 들키지 않게 조심, 또 조심하시어······.” “넌 여기 ≤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민화가 궁낭을 소중히 끌어안고 냉큼 밖으로 나가자이마를 짚었다. “이 일을 대비마마께옵서 아시게≤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난 또 회초리감이야. 에구, 내 팔자야.” 민화는 조심스럽게 방문을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는 것을≤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까치발로 뛰어 안채와 사랑채 사이에 난 쪽문으로 갔다. 사랑채와≤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사이의 정문은 이미 잠겨 있을 것이기에 오직 뒤로 난길 밖에 없었는데, 쪽문은 어느 사대부 집이든 젊은 부부만이 ≤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수 있게 고안한 비밀 문으로잠그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민화는 이 쪽문만큼 사랑스러운 것도≤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이쪽 길로는 하인들도 얼씬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남편이 주로할 문이지만, 이 집 쪽문을 이용하는≤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주로 민화였다. 목을 쭉 빼서 사랑채를 보니 불이 켜져민화는 재빨리 뛰어 사랑채 문을≤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방안으로 들어갔다. 갑자기 방안으로 뛰어든 민화 때문에 염이 책≤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말고 자칫 비명을 지를 뻔했다. “고, 공주. 무슨 일입니까?” ≤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쭈삣거리며 방문 앞에 서 있었다.놀란 가슴을 가라앉히고 뒤늦게 미소를 보이며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 ≤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정중히 인사했다. 얼떨결에 민화도 따라 인사했다. 염이 다시 자리에미소를 보였다. 민화는 그 미소에 안심이 되자 신발을 신은≤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방안에 들어온 것을 깨달았다. 얼른 신발을 벗어 방문놓고는 자리에 털썩 앉았다. 혹시 누가≤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걱정되어 방문 밖으로 내 놓지는 못했다. 민화는 그렇게 멀찌감치염의 눈치만 살피며 궁낭을 만지작거렸다. ≤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염이 입을 열기 전에 그 사이를못하고 먼저 말했다. “저기······, 저놀라시었죠?” “갑자기여서······. 무슨 용무이십니까?” 무슨 용무냐는 질문에막혔다. 무슨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고개 숙인 채 애꿎은 궁낭만 열심히 매만졌다. 용기 내어가는 목소리로 겨우≤광주오피,역삼오피,죽전오피↓≪ 했다. “가까이 오라 아니 하시어요?” “아! 제가 잠시 생각이못했습니다. 이리 오십시오.” 염은 미안해하며 자신이있던 자리에서 조금 비켜 앉아 옆으로 오게 했다.
